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세종시의회. 18석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이 17명이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한 명이다. 최근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직계존비속 가족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의원들이 10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계존비속 재산공개 거부에 이름이 오른 의원은 노종용·박성수·박용희·서금택·손인수·손현옥·이태환·이영세·임채성·채평석 등 10명이다. 노종용 의원과 박성수 의원, 손인수 의원, 이태환 의원, 임채성 의원이 부모의 재산공개를 거부했고, 서금택 의원과 채평석 의원은 자식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이영세 의원은 장남과 손자들에 대한 재산을 거부했다. 박용희 의원과 손현옥 의원은 모친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시의원 18명 중 절반 이상인 10명이 공개를 거부한 가운데 이들 의원들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 의원들은 왜 직계존비속의 재산고지를 거부했을까. 현행법상 공직자윤리법에 직계존비속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던 것.
불로소득 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불려 직계존비속 가족의 명의로 관리한다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법의 맹점을 악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법이 이 모양이니 다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세종시의원들의 직계존비속 재산공개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내에서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인 박용희 의원이 모친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박 의원 모친의 재산 공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계존비속 재산공개를 거부한 세종시의원 명단 / 국민의힘 제공
◆ 국민의힘 박용희 세종시의원은 모친의 재산공개 왜 거부했나?
박 의원은 최근 아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모친 재산공개 거부에 대해 밝힐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큰 의미부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되고 의회에 들어가서 처음부터 모친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의회사무처에서 의원 재산등록 과정 중 현행법상 직계존비속의 재산은 공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전달받아 큰 의미없이 공개를 안했다는 것.
박 의원은 "모친의 재산은 의회에 입성한 원년부터 공개해오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도 "시민들이 이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내년부터는 모친의 재산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박 의원과 같이 모친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은 손현옥 의원 역시 의회에 입성한 뒤 그런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직계가족의 부동산이 세종시에 있다면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재산공개를 촉구했다.
세종시의원 직계존비속의 재산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의정활동이 투명하고 청렴한지 검증 △고지거부를 이용한 투기가 있었는지 확인 △앞으로 가족을 이용한 땅 투기를 생각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
김양곤 국민의힘 세종시 수석대변인은 "앞에선 청렴한 정치인인 척하면서 뒤로는 내부 정보를 활용해 돈 되는 땅에 족집게 투기를 해왔다"며 "18명 시의원들도 結者解之(결자해지) 자세로 직계존비속 재산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전수조사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