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일주의자'. 사전에 있는 단어는 아니다. 타인 생일은 물론 본인 생일에도 관심이 없다는 의미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만들었다. 그는 자신 생일이던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이 무생일주의자임을 고백하는 글을 올렸다. 인플루언서인 정 부회장의 이 글은 단번에 1100명 이상의 공감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이 무생일주의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카카오톡의 '생일 알림' 기능 때문이다. 가족과 친척들 생일도 일년에 스무번 이상 돌아오는데, 사회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생일까지 챙겨야 한다면 일년 내내 생일을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 생일을 아는 척하지 말라고 회사 직원들에게 신신당부한 배경이다. 하지만 그는 "편안한 일요일 아침에 갑자기 카톡으로 들어오는 축하 메시지들에 답신"을 해야 했다. 정 부회장의 이 글에 댓글을 단 사람들은 이 같은 사회적 피로감에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