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늘린 저축은행, 소상공인 대출은 외면

2021-04-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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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호대출 비중 2015년 이후 최저치

코로나19 사태로 리스크 커지자 대출 꺼려

지난해 저축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소호대출(소상공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리스크가 커지자 저축은행들이 소호대출을 외면하고 손쉬운 고금리 가계대출 영업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대출(이하 잔액 기준)은 77조6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12조6467억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이 26조888억원에서 31조5948억원으로 21.1%, 기업대출은 37조2187억원에서 43조2352억원으로 19.2% 각각 늘었다.
 

[그래픽=아주경제]


하지만 기업대출 가운데 소호대출은 지난해 13조4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90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대출에서 소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20.1%) 대비 3%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17.3%를 나타냈다. 이는 전국 79개 저축은행 체계가 구축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소호대출 비중은 2015년 18.0%에서 2018년 23.2%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뚜렷했다. 서울지역 저축은행 23곳의 소호대출 비중이 2019년 21.2%에서 지난해 17.7%로 3.5%포인트 떨어지며, 전국 평균(-2.8%포인트)보다 하락폭이 컸다. 저축은행의 전국 6개 영업권역 중 부산·경남지역(-5.0%포인트) 다음으로 큰 수준이다. 서울에는 SBI를 비롯해 OK, 웰컴, JT친애, OSB 등 대형사들이 몰려 있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총대출을 2019년 6조7400억원에서 지난해 7조98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이상 늘렸으나, 같은 기간 소호대출은 2조179억원에서 1조9024억원으로 오히려 줄였다. 가계대출이 7600억원 이상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총대출 대비 소호대출 비율은 2018년 31.5%에 달했지만 지난해 23.9%로 2년 만에 8%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소호대출 리스크가 커지자 저축은행들이 소상공인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서 투자)' 수요가 몰리자 고금리 가계대출을 통해 '손쉬운 영업'에 치중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호대출 비중 하락 요인을 살펴봐야겠지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비수도권 지역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권역별 저축은행의 총대출 대비 가계대출 잔액 비율 증감률(전년 대비)을 보면 △부산·경남(12개사) -1.4%포인트 △대구·경북·강원(11개사) -12.1%포인트 △충청(7개사) -2.1%포인트 △호남(7개사) -10.3%포인트 등이다. 서울(23개사)과 인천·경기(19개사) 지역만 각각 0.9%포인트, 2.6%포인트 확대되며 '플러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대형사들이 비대면 영업에 활발히 나서면서 비수도권 개인 고객들까지 대거 유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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