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한·중 간 외교·안보 협의를 위한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다"고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책과 완전한 비핵화 정책을 지지한다"며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도 할 수 있는 협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차원의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언급하며 양국 간 문화 콘텐츠 교류와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앞서 정 장관은 왕이 부장과의 회담을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보다 항구적인 평화 정책,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가 우리의 이런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 그리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해나갈 수 있도록 중국이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오늘 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는 물론이고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한반도의 실질적 협력 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왕이 부장과 매우 심도있는 협의를 갖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 역시 "중·한(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이 중요하고 매우 적기에 이뤄졌다"며 "중·한은 지역의 중요한 나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지역 평화와 안정 수호, 공동 발전 추진, 글로벌 거버넌스 보완 등 공통되거나 비슷한 입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개방과 포용을 주장하고 협력과 윈윈(win-win·상호승리)을 견지한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함께 대화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나아가 미국을 겨냥한 듯 "우리는 함께 유엔을 핵심으로 한 국제 형세를 수호할 것"이라며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다자주의를 함께 수호하며 공동의 이익을 심화·확대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장관은 이날 소인수회담에 이은 확대회담을 진행한 뒤 오찬까지 함께했다. 정 장관은 곧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한·중 외교장관이 대면 회담을 개최한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지난 2월 9일 취임한 정 장관과 왕이 부장의 대면 회담은 이날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