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양자정보기술 관련 시장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양자컴퓨팅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원에서 2030년 107조원으로 10년간 약 18배 성장해 양자정보기술 전체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정보기술 분야의 기술패권 경쟁은 벌써 가열된 모습이다. 미국은 지난 2018년 백악관 주도로 '국가양자이니셔티브 법안(NQI Act)'을 제정해 기술개발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도 인공지능(AI)과 함께 양자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집중도를 높일 전망이다. 중국 역시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양자기술의 주도권 확보를 지시하며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에 출원된 양자정보기술 관련 특허는 10년간 총 6777건으로 조사됐다. 2010년 286건에서 2018년 1219건으로 약 4배 증가했고, 연평균 19.9%씩 지속해서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에서 출원된 건이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미국은 2223건(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1978건(29%), EU 1296건(19%), 일본 665건(10%), 한국 615건(9%) 순이다.
세부 기술별로는 양자컴퓨팅 2572건, 양자암호통신 2711건, 양자센서 1494건으로 양자컴퓨팅과 보안통신 분야의 출원이 많다.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음에 따라 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양자컴퓨팅 관련 출원은 매년 30%이상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양자컴퓨팅 분야의 주요 출원인은 IBM(408건, 15.9%), 구글(233건, 9.1%), 노스롭 그루먼(201건, 7.8%), 디웨이브(D-wave)(157건, 6.1%), 마이크로소프트(154건, 5.9%), 인텔(147건, 5.7%) 등으로 전체 출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IBM의 경우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며 이 분야 특허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군수기업인 노스롭 그루먼이 가장 많은 출원을 했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의 주요 출원인은 도시바(203건, 7.4%), 화웨이(89건, 3.2%), SKT(IDQ)(77건, 2.8%), 알리바바(58건, 2.1%) 등으로 이들 4개 기업이 전체 출원의 15.5%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 중 도시바가 미국, 유럽, 일본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우리나라에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았다.
양자센서 분야의 경우 아직 전체 출원 건수가 많지 않지만, 파운드리 반도체 선도 기업인 대만의 TSMC(132건, 8.8%)가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며, 양자센서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분야별 주요 출원인을 보면 미국은 양자컴퓨팅 기술에, 중국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이 시작된 2017년부터 특허 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양자정보기술 분야에서의 국가간 기술패권 다툼이 선제적 특허권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자정보기술의 산업적 활용은 아직 시작단계로, 정부의 본격적인 R&D 투자와 함께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해 나간다면 주요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민성 특허청 심사관은 “양자정보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기술"이라며 "세계적 IT 기업들은 이미 이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심사관은 "특허청에서는 관련 특허 동향을 파악해 신속하게 산업계에 제공하고, 전문 심사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고품질의 특허심사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 분야 특허분류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국제적인 논의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도 양자정보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