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났다. SK그룹 회장 자격으로 현장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상의 회장 자격으로는 첫 조우를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환담을 통해 청와대·정부와 기업의 공개적이고도 정례적인 협의 채널을 만들자는 뜻을 전달하며 재계에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대한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들 의견을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모임이 음습하게 이뤄지면서 정경유착처럼 돼 버린 것이 잘못된 것이지, 공개적으로 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법을 논의하는 것은 함께 힘을 모아 나가는 협력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 함께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을 최 회장에게 직접 소개하면서 “유 실장은 실물경제 상황을 잘 아시니 긴밀히 소통하시라”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임명된 이 실장에게는 “경제 부처, 정책실장, 비서실장 모두 기업인들하고 활발하게 만나서 대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의사소통을 그만큼 활발히 하라는 뜻”이라면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환담에 배석시킨 것도 상의를 통해서 의견이 올 경우에는 정례적으로 만나서 해법을 모색해 나가도록 하라는 주문이자 당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날 공식 임기를 시작한 최 회장을 축하하고 “4대 그룹 회장의 취임은 처음이라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SK그룹은 불화수소 국산화를 통한 소재 자립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으로 환란(患亂)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전체 상공인들이 생산과 수출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통령께서 친히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상공인들이 기운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하실 말씀 있으면 해 달라”고 하자 최 회장은 “경제 회복을 위해 다양하게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 사업보국을 기업가 정신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 자리에 함께한 다른 참석자들을 향해 “경제를 회복해서 도약하고, 선도국가로 가기 위해 경제계나 정부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소통해 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혁신 문제도 소통을 활발히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전임 박용만 회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박용만 전임 회장 시절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규제를 많이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는데 그 부분을 더욱더 가속화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도 “유일한 법정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와 업계를 잇는 든든한 소통창구가 돼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대한상의 신임 회장님의 취임을 축하하며 일본 수출 규제 대응에서부터 코로나 위기극복까지 상공인들과 함께 고생하신 박용만 전 회장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신임 부회장단들의 이름도 일일이 호명,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총 190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