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교육비도 버거운데" 알바 뛰는 여행사 직원의 속사정

2021-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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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코로나19 여파에 학교수업이 줄면서 온라인 학습 등 사교육에 드는 비용이 더 늘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 뒷바라지를 해줘야 하는데, 급여는 반 토막 났어요.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겨우 먹고 삽니다."

잘 나가는 여행사에 다니던 A씨의 근심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코로나19 여파에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외벌이인 데다가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A씨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그는 "다른 업계는 오히려 호황이라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고 하더라. 줄도산 위기에 처한 여행업계 종사자 입장에선 참 씁쓸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여행업계 생존 위기​가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여행사 직원들의 급여(연봉)는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확 깎였다.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여행사 직원 연봉이 대부분 대폭 줄었다.

지난해 하나투어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36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단순히 월별로 나눠 계산하면 월 150만원, 여기서 4대보험 등을 공제하면 훨씬 줄어든다. 여행사 직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아간 셈이다.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 등 다른 여행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2019년 모두투어 1인당 평균 연봉은 44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는 2300만원으로 줄었다. 참좋은여행도 41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40% 이상 떨어졌다.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9년 1인당 평균 연봉이 4400만원이었던 모두투어는 48% 줄어든 2300만원에 그쳤다. 참좋은여행도 4100만원에서 지난해 2300만원으로 44% 줄었다.

레드캡투어는 51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감소 폭이 가장 적었다. 렌터카사업이 여행업의 부진을 메우면서 감소 폭을 줄였다. 여행사의 급여 감소는 모두 코로나19 장기화가 만든 유·무급휴직의 결과물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3~5월 유급휴직을, 6~11월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는 무급휴직을 단행했으며,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급여 0원' 상태로 무급휴직 상태다. 급기야는 올해 초부터 진행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직원 상당수가 퇴직 절차를 마쳤다. 남은 직원들도 고용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모두투어는 최근 자회사 '자유투어' 매각을 결정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백신여권 도입, 트래블버블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여행사들 역시 해외여행 재개에 대비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은 지울 길 없다. 

A씨는 "여행업은 IT업체 등과 사정이 정반대다. 업계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젊은 직원들은 금융권이나 유통, IT업체로 속속 옮겨가기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이 연속되면 업계 전문성,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 뻔하다. 이대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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