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론칭한 중국의 남성전용 스킨케어 브랜드 ‘친아이난유(親愛男友, Dear boyfriend)’는 남성 전용 보디워시, 향수, 마스크팩 등 판매로 매달 평균 1000만 위안(약 17억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다른 남성 화장품 브랜드 ‘지난(極男)’의 남성용 클렌저는 매달 10만개 이상 판매되면서 2012년 회사 설립이래 최대 월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로레알 차이나가 지난 2월 출시한 색조제품 톤업 크림은 출시 사흘 만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만 3만5000개 이상이 판매됐다.
중국 화장품 업계에서 남심(男心)을 사로잡아 매출을 올린다는 ‘남성경제’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만 남성 전용 화장품 업체가 3000개 이상 생겨났고, 투자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고 중국 36커가 최근 보도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 성장 속도 빨라… 제품 구매량 증가세 여성 뛰어넘어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제 외모는 이렇습니다.”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抖音)의 KOL(Key Opinion Leader, 왕훙 중 신뢰도가 높은 셀러)이 자신의 민낯을 공개한 뒤 자외선 차단제, 파운데이션, 아이브로, 섀도와 하이라이터 등을 차례로 바르는 영상들은 최근 중국의 인기동영상이다. 동영상 아래에는 제품 정보를 요청하는 댓글도 수두룩하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남성 뷰티 제품의 거래 규모는 지난 2018~2020년 각각 32억9100만 위안, 40억1400만 위안, 41억9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업계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평가다.
해외직구플랫폼인 카오라하이거우(考拉海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링링허우(2000년대 이후 출생자)의 남성 메이크업 제품 구매량 증가율은 아이라이너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여성의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특히 파운데이션 구매 증가율은 여성의 2배에 달했다.
‘2020년 중국 국산 뷰티 트렌드 보고서’에도 남성 전용 케어제품의 온라인 거래량이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는 통계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티몰의 화장품 부문에서 남성소비자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5%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명 화장품 업체 남성제품 출시 봇물 속 치고 올라오는 신생브랜드
이처럼 중국 남성의 뷰티제품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내로라하는 유명 업체들의 남성 화장품 시장 공략이 거세다.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차이나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자체브랜드 ‘세포라 콜렉션’의 남성용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했다. 지난해 로레알도 티몰과 함께 남성용 퓨리파잉 로션을 론칭했다. 중국 전통 화장품 브랜드인 쯔란탕(自然堂·Chando)도 지난해 남성용 에센스를 선보였으며, 올해는 시세이도가 ‘시세이도 옴므’ 시리즈 제품을 새롭게 내놓았다.
이들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도 치열한데 대부분 더우인, 비리비리, 콰이서우, 샤오훙수 등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서의 유명 KOL과 적극 협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36커는 설명했다.
신생 스타트업들도 발빠르게 전장에 뛰어들고 있다. 36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공식적으로 등록된 남성 화장품 및 스킨케어 관련 업체 수는 각각 1180, 1105, 1209, 3927, 3141곳이다. 최근 2년 사이 등록된 업체가 급증한 것이다.
36커는 "신생 남성 화장품 업체들은 티몰, 징둥닷컴 등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전용 몰 등을 오픈하며 이름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업체는 친아이난유다. 중국의 인기 KOL인 Gigi가 설립한 친아이난유는 론칭 직후부터 링링허우의 뜨거운 관심으로 월 평균 1000억 위안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친아이난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설립된 지 2년이 채 안된 친아이난유는 이미 성공적인 세 차례 투자 유치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자자는 골드만삭스, 화창증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