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 NO" 테슬라 기대 낮춘 월가, 왜?…주가, 올해만 13.37%↓

2021-03-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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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스, 테슬라 목표가 775달러→700달러로

"전기차 경쟁 심화…테슬라, EV강자 매력 잃어"

테슬라 주가 600달러 대로 추락…29일 1.20%↓

판매의 25% 중국 견제·CS 문제 등도 부담으로

‘천슬라(주가 1000달러)’로 불리면 주목을 받았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월가) 투자은행(IB)들은 최근 테슬라 주가 목표치를 낮추고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심지어 테슬라 강제론자였던 제프리스(Jefferies)의 필립 호우초이스(Philippe Houchois) 전략가도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775달러에서 700달러로 내렸다.

 

[사진=로이터]

테슬라는 앞서 전기차 시대의 최강자로 불리며 전 세계 주식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고, 지난 1월 25일 장중 한때 900.40달러까지 오르며 ‘천슬라’ 꿈 실현에 한 걸음 다가갔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7.42달러(1.20%) 하락한 611.29달러를 기록하며, ‘천슬라’의 1000달러는커녕 지난 18일에 무너진 700달러 선 회복에도 힘겨워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국채금리) 상승 압박을 극복하고 오름세를 나타냈을 때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그 결과 테슬라 주가는 올해에만 13.37%의 낙폭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생산에 나서면서 시장 내 경쟁이 심화했지만, 테슬라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의 대표업체로 꼽힌다. 후발주자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차 선두주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3개월 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테슬라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테슬라, EV 강자 투자 매력 잃었다”

하지만 배런스는 테슬라가 이제 더는 ‘전기차 유망 종목’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우초이스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많은 잠재력이 있다. 이는 좋은 점”이라면서도 “테슬라는 더는 자본이 선호하는 유일한 EV(전기차) 업체가 아니다. 테슬라의 미래가 이전보다 조금 더 험난해졌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테슬라 추가 하락의 원인을 한 가지로 분류하기 힘들다며 미국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을 언급했다.

미국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래이익 감소로 해석돼 테슬라 등 미래성장가치에 초점을 맞춘 기술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기술주는 초기 차입경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시중금리가 높아지면서 차입 비용이 늘어나 주가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호우초이스 전략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 전체에 악재가 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시장의) EV 전환은 분명한 승자가 없는 마라톤”이라면서 “승자 독식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이라는 악재가 시장의 성장 속도를 더디게 할 것이고, 이런 상황 속에서 테슬라는 연이은 완성차 업체의 추격에 힘들어할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테슬라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전기 트럭 ‘세미(Semi)’의 연내 출시가 배터리 공급 문제로 어려울 거란 분석이 제기됐다.

자동차 전문매체인 일렉트릭은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해 테슬라의 전기 트럭 ‘세미’의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렉트릭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세미 트럭 출시 일정을 묻는 누리꾼의 질문에 “베터리셀 (조달에) 제약이 많다. 아마도 내년에는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일렉트릭은 “머스크 CEO가 전기차용 배터리와 세미 트럭 생산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라며 그가 세미 트럭 출시 일정에 대해 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에도 세미 트럭 출시 지연에 대해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세미 트럭 생산 계획을 밝히고, 2019년 고객에게 자사 전기 트럭 첫 제품을 인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테슬라의 전기 트럭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끊이지 않는 구설···테슬라, ‘제2의 화웨이’ 되나

테슬라 전기차를 둘러싼 각종 구설도 악재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계좌이체를 통해 자사 전기차를 산 일부 고객에게 찻값을 이중으로 빼냈고, 환불조치도 아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CNBC는 “테슬라의 일부 고객들이 테슬라가 자신의 계좌에서 이중으로 돈을 빼갔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한 고객은 테슬라의 이중 청구로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 은행에 수수료까지 지불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CNBC는 테슬라의 자동차 값을 이중 청구에 대해 “규모에 따라 테슬라의 매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테슬라가 해당 사례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에 칼을 겨누는 것도 테슬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최근 군과 국영회사 임직원들에게 테슬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각종 데이터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머스크 CEO는 논란이 확산하자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재단이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테슬라 차량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절대 미국 정부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가 어느 곳에서든 간첩 활동을 한다면 (공장) 문을 닫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테슬라로선 중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 44만대 중 중국의 비중은 25%에 달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Dan Ives) 분석가는 테슬라의 승리 전략은 궁극적으로 중국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는 테슬라가 ‘기가(GIGA) 상하이(上海)’ 인근에 새로운 슈퍼차저(Supercharger·전기차 급속 충전기) 공장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벤징가는 “2만개 이상의 슈퍼차저를 보유한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글로벌 고속충전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슈퍼차저 설치로 중국에서의 테슬라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이 테슬라의 매출 성장 허브 역할을 했다는 것은 지난해 매출을 통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벤징가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글로벌 총매출액 315억4000만 달러(약 35조7821억원)의 21.11%가 중국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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