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거에 여의도 재건축 꿈틀…"매물 싹 거둬"

2021-03-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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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빠르면 연내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모습 드러내"

시범아파트, 정비계획변경안 재상정 준비 마쳐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제공=아주경제DB]


“나왔던 매물들이 다 들어갔어요. 매수자들이 시장 선거 결과를 보고 팔지 말지 결정하겠다네요. 아무래도 서울시장이 바뀌면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죠” (여의도 중개업소 대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약 2주 앞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는 올스톱됐던 재건축 사업이 이번에야말로 재개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공작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를 팔겠다던 집주인들마저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그간 집값 상승을 이유로 여의도 일대 재건축을 억눌렀는데 조만간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부동산 시장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8년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개발하는 ‘뉴 여의도 프로젝트’ 구상을 공개하면서 활활 타올랐었다. 박 전 시장이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겠다” “신도시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여의도 일대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들썩이는 여의도 부동산 시장이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지적에 서울시는 여의도 개발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문제는 불똥이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로 튀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한 정비계획 결정을 요청했으나 시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지 않아 재건축사업을 진행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했다. 아파트단지들이 재건축 정비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는 상위계획인 지구단위계획과 정합성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멈춰선 여의도 일대 개발사업이 다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우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방문하는 등 민간 아파트 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최근에는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을 없애고 최고 50층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구단위계획도 연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관련 교통영향평가 용역’ 업체를 최근 선정했다”며 “교통영향평가는 대략 3달 걸린다. 이후 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조치계획 수립에 한두달가량 소요하면 연말 안에는 지구단위계획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정비계획변경안을 수립 중으로 내부적으로 보완 절차 등을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시범 외에도 공작, 광장, 대교, 목화, 미성, 삼부 등 16개다.

실제 여의도 일대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이미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 등을 따져 내부적으로 정비계획을 세운 상황이다. 여의도에서 재건축 추진이 가장 빠른 시범아파트가 한 예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지난 3년간 서울시와 정비계획안을 협의했다”며 “준주거지로 용도상향해서 서울시의 한강변 스카이라인에 맞춰서 재건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 정비계획변경안을 재상정할 준비는 다 마쳤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현재 정비계획변경안을 재상정할 수는 있지만 통과 여부는 실제 심의에 올라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오세훈 후보뿐만 아니라 박영선 후보도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언급하자, 시장에 나왔던 재건축 물건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문의는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면서도 “태도가 바뀐 건 매도자들이다. 매도자들 모두 ‘지금은 팔 때가 아니다’라며 매물을 다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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