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정되면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자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서울시장 삼수생인 박 후보와 10년 만에 서울시장을 되찾겠다는 오 후보 간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관련 기사 4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23일 오전 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결정됐기 때문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라며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똑 닮은 후보가 돼서 두 손을 불끈 쥐게 되는 상황이다. (오 후보는) 그간 콩밭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그 일이 안 되니까 서울로 다시 돌아온 재탕, 삼탕 후보다. 지금 시대는 새로운 서울시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양당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앞서 박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해 우상호 전 후보를 꺾을 때만 해도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듯했으나,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이은 한국주택토지공사(LH) 투기 사태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해자 기자회견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고 있다.
양 후보 간 신경전은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도쿄 아파트’로 번지며 네거티브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가 가진 도쿄 아파트가 여전히 남편의 명의로 돼 있다며 맞불작전을 폈다.
강선우 박영선 후보 대변인은 “오 후보의 ‘도돌이표 거짓말’은 끝이 없다. (내곡동 땅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 지정됐다가 본인의 착오였다가, 다시 노무현 정부 때라고 한다"며 "그러나 본질은 본인이 시장이었던 시절에 직접 찾았다던 내곡동 땅에 보금자리 주택지구가 지정돼 36억원을 보상받았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성일종·김은혜·김도읍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과 형법상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도쿄 아파트에 대한 지나친 흑색선전을 문제 삼았다.
앞서 국민의힘 역시 오 후보의 투기 의혹을 제기한 천준호·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검찰에 지난 10일 고발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자유당 말기 흑색선거 수준으로 치르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양 후보 측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계속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설 전망이다. 박 후보는 이날 장경태 민주당 의원 등 14명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구성된 ‘2030 청년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청년층 표심잡기에 나섰으며,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를 포함해 유승민·나경원·김무성·이재오 전 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대거 포함된 선대위를 꾸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