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X'을 탑재한 PC가 올해 하반기 처음 등장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로 예고된 일정을 미룬 셈인데, 이에 따라 세계 교육용 노트북PC 시장을 휩쓸고 있는 구글의 '크롬OS'와의 맞대결도 늦춰지게 됐다.
22일 미국 MS 전문매체 '윈도센트럴'은 익명 소식통을 근거로 MS가 윈도10X를 원활하게 배포할 수 있도록 이 제품의 출시 시기를 더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MS는 작년까지 윈도10X 출시 일정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밝혀 왔다.
기존 MS의 계획으로는 소비자들이 윈도10X PC를 올해 상반기부터 쓸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윈도센트럴에 따르면 MS가 완성된 윈도10X를 올해 늦봄께 PC 제조사들에게 공급하고, 이를 탑재한 첫 신제품은 하반기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윈도10X는 MS의 PC용 운영체제(OS)인 '윈도10'를 중저가 PC용으로 재구성한 OS다. 중저가 노트북의 하드웨어에 알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10X를 탑재한 PC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보안성, 배터리 수명, 원활한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윈도10X용 앱은 제한적이다. 출시 초기 윈도10X은 기존 윈도 OS와 달리 윈도7·8.1 등 구버전 OS에서 구동되는 'Win32 앱'을 직접 구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구글 크롬북과 유사한 특성이다. 구글 크롬북의 '크롬OS'도 웹앱 위주로 지원된다.
윈도10X 탑재 기기가 시판될 경우, 교육용 노트북PC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크롬북과 경쟁이 예상된다. PC 제조사들이 윈도10X 탑재 PC를 비용에 민감한 학교나 기업의 교육·업무용 컴퓨터로 개발해 선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글의 크롬OS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작년 급성장한 세계 노트북PC 시장에서 MS 윈도를 위협할 수 있을만큼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계 '크롬OS 노트북(크롬북)' 출하량은 114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전년동기 대비 5.5%p 증가한 16.4%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MS의 윈도를 탑재한 노트북 출하량도 5110만대로 43% 증가했지만, 전체 시장점유율은 5.4%p 감소했다. 절대적인 물량 기준으로 윈도 탑재 PC가 여전히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크롬OS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구글은 크롬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부족했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6년부터 일부 크롬북 기기로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해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중심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앱 가운데 키보드·마우스로 조작하는 노트북 환경을 함께 고려해 개발된 앱은 드물기 때문에, 호환성·편의성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MS는 윈도10X 기기 사용자의 앱 사용 제한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윈도10X 기기에서도 쓸 수 있는 클라우드PC 기반 앱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윈도10 기반 앱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윈도10X 기기로 Win32 앱이나 고성능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대용량 게임·앱을 지원할 전망이다.
또 MS는 윈도10X를 출시한 이후 OS를 업그레이드해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PC에 직접 Win32 앱을 설치·실행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능은 올해 출시될 윈도10X 기반 PC에서 곧바로 지원되지 않고, 빨라야 내년중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