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버핏 글로벌 투자전략가 겸 워런 버핏의 전 며느리는 1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서 '머니 시프트··· 유동성 수렁에 대비하라'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주식, 부동산 등 위험 자산에 쏠린 빠른 자금 유입에도 불구, 아직은 투자금을 섣불리 회수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오히려 그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메리 버핏은 ”적어도 올해 말까진 유동성 공급 기조가 이어질 거란 게 가장 확실한 근거“라며 ”당분간 현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빚투(빚 내서 투자) 등의 태도는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버블 붕괴‘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현재 가상화폐는 단순 이윤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주를 이루는 만큼,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그는 “암호화폐는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지 않아 수익을 내려면, 결국 누군가 내가 낸 돈보다 더 큰 돈을 내야만 하는 구조”라며 “앞으로 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암호화폐를) 투자가 아닌 투기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발 금융위기 우려에 대해선 과거 ‘닷컴버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고 봤다. 이번 사태에는 현재 각국이 시행 중인 금융 정책이 별다른 실효성을 갖지 못한 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메리 버핏은 “과거에도 여러 번의 금융위기가 있었지만, 이번 사태와 연결지어 생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상황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경우, 지금까지 4조 달러에 가까운 부양책이 나왔고, 또 추가로 1조9000억 달러의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금리도 제로 수준이다.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증시는 물론 각종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 이는 ‘버핏지수’를 적용해도 동일하게 감지된다.
버핏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다. 증시의 시총이 GDP의 70~80% 수준이면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고, 100%가 넘으면 버블이라고 판단한다. 현재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GDP의 228%에 달해 심각한 버블이다. 이는 2000년 3월 닷컴 버블 붕괴가 시작됐던 때보다 더 높다.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소비자가격의 급격한 인상 △높은 거래량 △입소문 등을 통해 나타날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셜 미디어나 주변 지인을 통해 고수익의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바로 그때가 (버블 붕괴를) 가장 경계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