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최근 시장을 강하게 흔들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채권수익률)가 연내 2.25%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경제성장률 전망치, 금리전망 등이 결정되는 FOMC 정례회의는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FOMC 회의 결과는 회의가 종료되는 17일 오후에 발표되고,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이번 FOMC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회복 가속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진행돼 특히 주목을 받는다.
최근 월스트리트(월가)를 중심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할 거란 예측이 나오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미국 국채금리 급등 우려가 등장했고, 이는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준이 그동안 ‘앵무새처럼’ 반복했던 통화 완화 정책 기조 대신 시장 투자자들이 원하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 설명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이 그동안 줄곧 공식적으로 경기상황에 대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이번 FOMC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준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사이 미국 웰스파고 증권은 올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2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보도했다.
이날 오후 8시 59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02bp(0.10%) 소폭 빠진 1.61%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1일까지만 해도 1.079%에 머물렀던 금리는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경제활동 재개 소식에 치솟기 시작했고, 1.5%대 돌파에 이어 1.6%대도 넘어섰다.
마이클 슈마허(Michael Schumacher) 웰스파고 금리 담당국장은 “재정부양책이 엄청난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배포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채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많은 것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17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채금리 상승세에 대한 낙관론을 펼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슈마허 국장은 “그(파월 의장)는 금리의 전반적인 상승에 대해 상당히 낙관하고 있다. 우리는 내일도 그의 그런 입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그는 금리 상승이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와 연관 짓고, 오랫동안 이어진 낮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후속 현상이라는 점을 시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최대 고용과 함께 평균 2.0%라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현재의 물가상승 속도가 납득할만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앞다퉈 인플레이션 급등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채권왕(bond king)’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창업자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물가상승 가속화로 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로스 창업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 달러(약 2140조원) 코로나19 구제법안에 이어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이 예고됐다는 점을 언급,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재정 지출로 물가상승 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내다놨다. 그러면서 현재 2%를 밑돌고 있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향후 3~12개월 내 3~4% 수준까지 오르고,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철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슈마허 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가장 큰 위험은 사람들이 경제회복 규모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우리가 모두 보수적일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연준을 포함해 현재의 경제회복, 물가상승 속도를 낙관하는 시각에 대한 비판으로 곧 다가올 인플레이션 상황에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