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쌍용차,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을 해야…노사가 안이한 것 같아”

2021-03-1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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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감자 승인은 한가지 장애물 넘은 것에 불과"

이동걸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의) 모든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뼈를 깎는 각오를 약속하고,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을 해야 합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은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서 쌍용차에 대한 자금지원과 관련해 “노동자, 노조, 경영진, 협력업체, 국내외 채권단들도 고통 분담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쌍용차의 선제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산은의 자금지원이 쌍용차의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돌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어디로 갈지, 누가 승자가 될지(모른다)”며 “경쟁사들은 사활을 걸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나날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존속 가능하려면, 산은, 정부와 잠재적 투자자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쌍용차를 겨냥한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쌍용차 보유지분에 대한 감자를 진행한 것을 두고 “마힌드라는 최선을 다했다”며 “(반면) 쌍용차 노사가 안이한 것 같다. 노력 없이 안된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쌍용차 노사에 읍소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린다. 돈으로 쌍용차를 못 살리고, 이동걸도 못 살린다”며 “쌍용차 노사만이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창천불부고심인(蒼天不負苦心人)를 인용해 쌍용차 노사가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창천불구고심인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뜻을 지닌 고사성어다. 이 회장은 “스스로 돕지 않으면 하늘은 돕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정부와 산업은행이 돕겠는가. 스스로 도울 방법을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회장은 그간 강조해온 자금지원 조건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한 후, 자금조달 계획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전문가를 통한 검증을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으로 사업 계획이 괜찮다면 대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지난 11일 인도중앙은행이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쌍용차 보유지분에 대한 감자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을 경계했다.

그는 “투자유지 경과가 지금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며 “마힌드라의 경우 열심히 노력해서 인도중앙은행으로부터 감자 승인을 받았다. 한 가지 장애물을 넘었지만 한 가지 장애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들 두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P플랜 신청을 준비하려던 쌍용차가 큰 관문을 넘겼다고 긍정적인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로나 이 회장은 “(긍정적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협의 과정을 예단할 수 없다.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은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시장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시장 중심으로 구조조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기관 중심은 채권 회수, 경영정상화에 어렵다”면서 “과거 은행 중심에서 지금은 금융 다변화로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더 쉽고 빨리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안전망 강화하고, 실업급여 강화하고, 재취업 교육도 강화해서, 구조조정을 해도 지옥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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