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올해 상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현재 롯데렌탈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발행 규모와 일정 등을 조율중이다.
롯데렌탈 IPO는 부채와 자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현재 렌탈업계 시장점유율 기준 1위지만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SK렌터카를 따돌릴 필요가 있다. 업계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업종 특성상 부채는 급격히 늘고 있다. 렌탈업은 사실상 금융업으로 부채를 통해 자산을 보유하고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를 유지하면 단연 재무 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전략이다.
그 배경으로는 호텔롯데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롯데렌탈이 재무안정성 대신 외형확대를 선택한 이유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5월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롯데렌탈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이 25.7%에서 42.4%로 늘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한해를 겪었다. 여유가 있어 FI들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것은 아니다. 과거 롯데렌탈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맺었던 TRS(토탈리턴스왑) 만기가 도래한 탓이다. 롯데렌탈 상장은 지난 2019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공개시장에 내놓기에는 그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기 어려웠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롯데렌탈 상장 성공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호텔롯데에 단비 같은 존재다. 그룹 입장에서는 IPO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롯데렌탈이 그룹이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렌탈업 경쟁 심화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중고차 세일즈(B2C), 그린카(카셰어링) 등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사업부문도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렌탈 상장으로 거둘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
올해 IPO ‘대어’(大漁)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지, LG에너지솔루션 등과 비교해볼 때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 여타 기업들이 IPO 일정을 확실히 잡지 않으면서 롯데렌탈은 더욱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IB관계자는 “자본확충과 호텔롯데 유동성 확보 등을 고려하면 신주와 구주매출이 병행돼야 한다”며 “공개물량이 많아진다는 점도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PO를 목적으로 한다면 카셰어링 분야 등을 적극적으로 빠르게 육성해야 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