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1주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을 하며 마스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8시 미국 백악관에서 취임 후 ‘프라임타임(황금시간대)’ 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싸움을 끝내기 위한 미국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오는 5월 1일까지 모든 성인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해,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쯤에는 코로나19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이어 그의 연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미국인의 희생과 피해를 조명하며 정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선 국민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해석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지난 1년간 엄청난 손실을 겪으면서도 이를 집단적이고 애국적인 이니셔티브로 팬데믹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것은 매우 미국적인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 마스크를 벗고, 영업제한 규제를 해제하는 등의 방역 규제 해제 움직임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큰 진전을 보이지만,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미국의 전투는 여전하다면서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 전투가 끝난다면 역사는 우리가 미국 역사상 가장 힘들고 어두운 시기 중 하나를 극복했다고 기록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 감염 사례가 감소하고,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등 더 밝은 날이 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공급 시기를 당초 공약보다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 100일 이내에 백신 1억 회분 공급을 약속했다면서 “당시 과장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늘(11일) 밤 우리는 그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취임 후 60일 이내에 (백신) 1억 회분 공급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 백신 접종을 해야 독립기념일 이후에 소규모 모임이 가능해져 기념일을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등장한 아시아계 혐오 범죄 심각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과 괴롭힘 등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급증했다”면서 “이는 잘못된 일이고, 미국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중단돼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CNN은 “전임자(트럼프 전 대통령)는 지난 수요일(10일) 자신의 백신 성과를 뽐내며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우한(武漢) 바이러스’ 등으로 부르며 외국인 혐오를 조성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CNN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전직 미국 대통령 4인과 부인들은 미국 공익광고협의회(Ad Council)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공익광고를 촬영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는 영상에서 빠져 주목을 받는다. 해당 공익광고는 이번 주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