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최고 기술보유국인 미국에 비해 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에 비해 약 4%p 늘어난 결과지만, 일본이나 EU 등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뒤쳐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상의 11대 분야 120개 중점 과학기술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에 대한 수준을 면밀히 진단하고 해당 기술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한국을 제외한 주요 5개국(중국, 일본, EU, 미국)의 상대적 기술 수준과 기술격차를 2년 마다 평가해오고 있다.
120개 중점과학기술 별로 살펴보면, 2018년에 비해 83개 기술의 기술수준은 최대 19%p까지 증가했다. 나머지 20개 기술은 유지, 17개 기술은 최대 5.5%p 감소했다.
최고기술 보유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가장 높은 기술은 대용량 장수명 이차전지 기술(96%)이었으며, 가장 낮은 기술은 우주환경관측·감시·분석기술(55.5%)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홈 기술 △재난구조 및 극한탐사 기술 △기능성 유기소재 기술 △질병진단 바이오칩 기술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 및 장비·소재 기술 등은 120개 중점 기술 중 상대적으로 논문·특허활동이 활발하고 영향력이 높았다.
ICT·SW 분야의 한국 기술수준은 미국에 비해 83% 수준으로, 2018년(80.2%) 대비 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SW 분야 기술격차도 2.1년에서 1.9년으로 줄었다.
ICT·SW 중 초고속·대용량·초저지연 통신 네트워크 기술수준은 미국 대비 90%, 기술 격차는 1년이었다. 지능형 실감방송·미디어 서비스 기술수준은 86.5%, 1년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함께 조사한 '기술동향' 결과 연구개발 활동경향은 11대 분야 모두 '상승' 중이었다. 연구단계별 연구역량 조사 결과 대부분 기초단계는 '보통'이었으며, 응용개발 단계는 '우수'가 많았다.
주요 선진국의 기술 경쟁은 매년 치열해지고 있지만, 총 R&D 투자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2018년 우리나라의 총 R&D 투자규모는 779억달러(85억7000억원) 규모로, 미국의 투자규모는 우리나라보다 7.5배 많다. 우리나라를 맹추격 중인 중국도 우리나라보다 3.8배 이상 많은 자금을 R&D 자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기술수준은 2018년 대비 4%p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 특히 '뇌신호 관측 및 조절(16.5%p)'과 '바이오 및 생체공학 기반 인공장기(15.5%p)' 기술수준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번 평가결과가 향후 관계부처에서 수립하는 기술 분야별 연구개발 전략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