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는 나 홀로 단거리 이동 시 자동차 대신에 개인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작은 탈것은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를 말하며, 공유 모빌리티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도시는 전 세계 탄소의 70% 이상을 배출한다. 미국의 Climate Challenge 기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도시가 자동차와 건물 같은 주된 탄소 배출원을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ULI도 최근 발표한 ‘소형 교통수단, 큰 영향(SMALL VEHICLES, BIG IMPACT)‘ 보고서에서 작은 탈것을 위한 인프라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작년 말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그러나 올 2월 초순에 유엔은 한국의 감축 목표가 지구온난화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니 수정해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한국은 2016년부터 사우디,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4대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그 이유를 보자. 한국은 기후변화의 책임과 역량보다 목표가 불충분하며,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하며,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폐기했기 때문이다.
원전 국가인 프랑스는 최근에 기존 원자로의 수명을 40년에서 50년으로 늘려 사용하기로 했다. 급격한 원전 퇴역으로 생기는 전력 부족을 막기 위함이다. 환경문제로 화석연료를 더는 늘릴 수가 없고,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안정적 전력 생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찬양론자인 빌 게이츠는 탄소 제로 달성을 위해 탄소 배출 없는 기술을 권장한다. 수소 생산, 전기 생산·소비의 그리드, 제로 탄소 시멘트와 철강, 대체육, 탄소 포집, 가뭄·홍수에 강한 농작물, 핵융합 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와 장려, 시장 조성, 탄소 배출원의 총량규제, 기후 비용을 반영한 금융규제 등을 강조한다.
선진 도시는 작은 탈것을 위한 전용차선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혼자 타는 단거리 탑승 문화를 바꾸고 있다. 도시에서 자동차는 30%의 탄소를 배출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기후위기의 주범이면서 나 홀로 탑승 시 소형 탈것보다 에너지 소모량도 많다. 소형 탈것 이용자의 70%는 레저가 아닌 교통수단으로 사용한다. 암스테르담은 도시 전역에 걸쳐 전용도로를 운영한다. 3~5km 이내의 자동차 탑승을 40% 정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운동 효과와 공기 질이 개선되면서 의료비도 절감된다고 한다.
선진 도시의 대형 빌딩은 소형 탈것이 자산 가치를 올려준다고 하여, 1층에 충전소와 보관공간을 늘리고 있다. 건물에 접근하는 교통수단이 다양화되면서, 마케팅 효과도 올리고, 주차공간을 줄여 다른 용도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과 신규 수입원도 확보한다.
도시에서 자동차는 30%의 탄소를 배출한다. 그 대안으로 소형 탈것을 위한 전용도로를 대대적으로 늘려 배출을 낮춰야 한다. 서울의 경우 젊은 층 중심으로 수요가 느는데, 전용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소형 탈것이 인도에서 사람과 엉켜 다니면서 사고율은 높아지고 이미지도 좋지 않다. 무대책이 낳은 슬픈 결과다.
소형 탈것이 확대되면 도시의 환경 지속가능성과 자동차로 기울어진 형평성을 바로 잡는 잠재력이 높아진다. 특히 민간과 공공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 효과는 높아진다. 민간 공유기업은 타는 수단을 제공하고, 빌딩은 충전소와 보관장소를 제공하며, 공공은 과감하게 자동차 도로 1개 차선을 내어서 도로 양쪽에 2m 정도의 전용도로를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동차를 대체하는 사용이 늘어나고 건강한 교통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길을 공원길로 업그레이드하면, 사람들은 차량보다 걷기를 더 좋아할 것이다. 이런 길이 살기 좋은 도시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