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미술시장 활성화는 세재 혜택만으로는 안 된다. 물납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납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 납부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는 물납 대상이 부동산과 유가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미술품 상속세 물납’에 대한 질문에 김 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국내 미술관들의 연간 미술품 구입 예산으로는 세계적인 미술품을 컬렉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결국 경매(옥션)를 통해 판매가 될 텐데, 해외 미술품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구매해 이 작품들이 다시 해외로 나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문화자산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술품 상속세 물납’과 관련된 법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때 위작 문제는 논의의 한 부문을 차지한다.
김 회장은 “오래 전부터 미술품 위작 문제가 있었다. 정부가 개입을 해서 진위 여부를 밝혀줘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고 이건희 회장의 작품들이 2조원이 될지 4조원이 될지 모르지만 그걸 누가 책정하겠는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화랑협회 등 일부 협회보다는 정부가 나서서 위작 여부를 감정해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오랫동안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원활동을 하고 있는 메세나인이다. 김 회장은 현악 합주단체인 세종솔로이스츠 창단의 산파 역할을 했다. 또 윤상윤, 한경우, 김성환, 김명범, 이재이, 양혜규, 이완 등 유망한 미술 작가들을 다년간 지원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광주비엔날레 이사를 역임했고, 2017년부터 현대미술관회 회장 2018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 이사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3월 3일 총회에서 제11대 회장으로 선출돼 3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메세나 전국 네트워크를 재구축할 것”이라며 “현재 활동 중인 서울, 경남, 제주, 대구, 세종시에 이어 부산시와 광주시에도 메세나 단체 설립을 지원해 문화예술의 지역편중을 해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