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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를 1조7000억원을 판 외국인들이 금융·보험주는 대량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금리가 급상승하면서 금융·보험사들의 이익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7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775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금융지주와 보험사는 7257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KB금융을 3188억원 매수했다. 매수 상위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삼성화재(1334억원) 신한지주(1233억원), 하나금융지주(890억원), 삼성생명(612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이 종목들은 모두 외국인 순매수 상위 7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금융·보험주에 몰린 것은 채권금리 급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일(현지시간) 1.53%로 마감했지만 전일 1.61%까지 오르며 최근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주의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이익 증가가 전망돼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지주의 경우 특별배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금융보험주의 수익률도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일주일 새 13.40% 상승했다. 신한지주는 5.79%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는 5.03% 상승했다. 삼성화재(7.14%)와 삼성생명(2.65%)도 모두 상승했다. 코스피가 최근 일주일간 4%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상승으로 인해 금융·보험업종의 호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은행 NIM 관리의 유연성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해당 정책에 긍정적"이라면서 "해당 완화책은 강한 대출수요가 관찰되는 현 상황에서 은행 조달 부문에서의 부담을 줄여줄 전망으로 은행 업종에 대해 투자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융주가 저평가 상태인 것도 호재라고 봤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다소 상승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미만으로 평균 0.3배에서 0.36배로 상승한 상태다. 금융주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8% 감안 시 상승 매력도 충분하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면 지수 조정폭도 커져 은행주 주가도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지수 박스권 정도의 상황이라면 은행주 주가가 시장을 아웃퍼폼(수익률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미국은행주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이 없어도 시장금리만 상승하는 상황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