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통(通)]베트남 최대 국책사업...롱탄 신공항, 다시 기지개 편다

2021-03-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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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 1차완료...최초계획 후 20년만에 기공식 열려

2025년까지 1단계 완공...연 2500만명 승객·화물 120만톤 수용 목표

남부지역 최대 호재...최종 3단계 완공 시 메머드급 공항탄생 전망

베트남, 롱탄신공항 통해 향후 4대 아시아 항공시장 도약 노려

베트남을 상징하는 연꽃무늬를 형상화한 롱탄국제공항의 청사 조감도[사진=베트남공항공사(ACV) 제공]


베트남 최대 국책사업인 롱탄(Long Thành) 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가 다시 한번 활력을 얻고 있다. 지난 수년간 토지보상과 각종 사업타당성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어왔지만, 1단계 기공식에 이어 전담 부처가 개설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리고 있다.

베트남항공국(CAAV)은 최근 롱탄국제공항 건설과 설립 운영 등을 총괄하는 롱탄국제공항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 승인 절차가 완료된 상황에서 롱탄국제공항의 행정절차를 모두 감독하는 정부기관의 전담기구가 처음으로 설치된 것이다.
지난 1월 5일에는 응우옌수언푹 총리, 교통부 장관, 동나이(Dong Nai)성 서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롱탄국제공항 1단계 프로젝트 기공식이 열렸다. 베트남통신사(TTXVN)에 따르면 호찌민시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동나이성에 위치하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롱탄국제공항이 5월 착공을 앞두고 지반작업을 시작했다.

응우엔쑤언푹 총리는 이날 기공식을 통해 “베트남의 숙원 사업인 롱탄국제공항이 착공하게 돼 기쁘다”며 “2040년(공사완공 최종목표)까지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앞으로 롱탄국제공항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공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롱탄국제공항, 1단계 주민보상절차 완료··· 2040년까지 연 1억명·물동량 500만t 목표

지난 1월 5일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롱탄국제공항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롱탄국제공항 신설은 대단위 정부 국책사업이자 베트남 항공업계 인프라 확장을 이끄는 핵심 프로젝트다. 베트남 정부는 개혁·개방(도이머이) 이후 베트남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호찌민 떤선녓(Tan Son Nhat) 국제공항을 포함한 남부지역의 수용 규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롱탄국제공항 계획이 처음 입안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판반카이(Phan Văn Khải) 전 총리가 롱탄국제공항의 개발 계획을 승인하고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예산부족, 토지보상, 타당성조사, 각종 행정문제로 공항 착공이 사실상 20년 이상 미뤄져왔다.

신공항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였던 관련 예산이 지난해부터 확보되고 토지보상이 전격 해결되면서부터다. 롱탄시인민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롱탄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부지를 국가에 귀속해야 하는 동나이 롱탄시 주민을 위한 첫 토지보상이 실시됐다. 이번 최초 보상액은 7000억동(약 340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관련 핵심 거주민들의 보상과 이전 문제가 일단락됐다. 이들은 롱탄공항이 들어서는 동나이 지역의 롱탄시 6개현 지역인 쑤오이쩌우(Suoi Trau), 깜드엉(Cẩm Đường), 롱안(Long An), 롱프억(Long Phước), 바우깐(Bàu Cạn), 빈손(Bình Sŏn)에 걸친 농장주들로, 대규모 땅을 소유하고 있던 17가구였다. 이번에 토지보상을 받은 17가구는 국제공항 기반공사를 위해 필요한 수백 ha를 이 지역에 보유하고 있었다.

동나이성인민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보상협의안을 통해 ㎡당 최소 16만1000동(약 8000원)에서 최대 657만3000동(약 32만원5000원)가량의 보상액을 책정했다. 토지 위치에 따라 비농경지는 ㎡당 6만9000~32만5000원 사이며, 농경지의 경우는 8000~1만800원 사이에 보상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국가 소유를 제외한 총 3027ha에 달하는 토지가 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양도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약 4800가구와 26개 기관이 이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대상자 지역주민 총 1만5500명 중 약 70%가 농업 종사자로, 고무재배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토지보상과 주민 재정착으로 책정된 총비용은 약 23조동이다.

롱탄국제공항 건설은 2040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건설된다. 먼저 이번에 건설이 시작된 1단계에서는 37만3000㎡ 면적에 활주로와 터미널 1곳을 건설하는데, 이를 완료하면 연간 2500만명의 승객과 화물 120만t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1단계 건설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2단계 건설은 2030년까지 2개 터미널과 2개 활주로가 증축된다. 2단계가 완료되면 공항의 연간 수용 가능 승객 수는 5000만명, 물동량은 150만t이다. 마지막 3단계는 4개의 터미널과 4개 활주로가 완성된다. 2040년까지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롱탄신공항은 연간 수용 가능 승객 수 1억명, 물동량 500만t의 매머드급 공항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총 토지 면적은 5364ha에 달하며, 총 건설비용은 336조6300억동(약 16조7000억원)이다.

공항을 중심으로 도로교통망 구축사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공항을 연결하는 핵심교통망은 롱탄국제공항에서 호찌민시에서 롱탄국제공항을 잇는 호찌민~롱탄~저우여이(Dau Giay) 고속도로다. 사업시행사인 끄우롱교통인프라개발관리공사(Cuu Long CIPM)에 따르면 최근 총사업비 10조동을 투입해 기존계획인 4차선 고속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계획안을 교통운송부에 제출했다.

동나이성인민위원회와 관계당국은 51번 국도, 떤푸(Tân Phú) 도로 등 5개 지방도로가 신공항과 연계할 수 있도록 인근 도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도로들이 구축되면 동나이성은 지역 내에 새롭게 추진되는 주요 공단들의 물류 접근성을 제고하고 동나이성과 가까운 바리어붕따우(Bà Rịa Vũng Tàu)성과 빈투언(Bình Thuận)성, 럼동(Lâm Đồng)성으로도 교통망이 이어진다.
 
◆베트남 남부지역 최대 호재··· 줄잇는 투자에 지역경기 활성화 이어질 듯
항공업계, 코로나19 이후 연 8% 성장전망··· 미주지역 노선확장 기대감도
 

롱탄국제공항이 들어서는 동나이시 롱탄시 부지일대에 지반공사 작업이 시작됐다.[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관련업계는 롱탄국제공항이 완공되면 현재 포화상태에 가까운 떤선녓 국제공항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으로 평가한다. 베트남 정부방침에 따르면 2025년 공항이 1차로 완공되면 시범 운용을 거쳐 2030년부터는 베트남 남부지역의 국제선(장거리)을 전담하는 허브공항으로 도약시킨다는 복안이다.

특히 미주노선이 재차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CAAV는 미국연방항공국(FAA)의 승인을 받아 연내부터 베트남에서 미주직항 노선을 신규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CAAV의 숙원 사업으로 유럽, 아시아 일대로 제한됐던 베트남 항공업계의 노선이 대폭 확장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며 “신공항 개항에 맞춰 베트남 항공업계가 미주노선 확대와 환승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항공시장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롱탄국제공항은 지역경제 활성, 물류산업, 관광 등을 자극해 베트남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5%를 담당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당장 공항 건설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건설 관련업계는 매주 주가가 급등하며 큰 호재를 맞았다. 또 2025년 이후 공항이 완공되면, 베트남공항공사(ACV)의 세전이익은 24% 이상 증가해 국가세수 확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빠른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지난달 착공한 롱탄신공항 내 항공지원과 지상서비스 시설 구축에 약 9조9000억동을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교통운송부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신공항의 급유와 항공정비 시설, 케이터링, 화물창고 등 항공지원 시설과 라운지, 면세점 등 지상서비스 시설에 투자한다. 투자금 중 30%는 자기자본, 나머지는 대출투자 방식이다. 외국기업들의 지분투자와 인프라 투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롱탄공항에 투자유치를 밝힌 기업과 국가는 스웨덴(지분투자), 독일(건설투자), 미국 페덱스(물류창고) 등이 있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항공산업은 2035년까지 연평균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베트남 항공산업은 10년간 연평균 17.8% 성장이라는 폭발적인 수치에 힘입어 주요 항공사 매출액, 운항편수, 공항이용객 등 베트남 항공산업 주요 지표들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공항 착공에 따라 코로나19 여파로 잔뜩 움츠렸던 항공 관련 산업도 포스트 코로나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롱탄국제공항 개항과 항공 이용을 증대시키는 중산층의 확대 등 각종 호재는 베트남의 아시아 4대 항공시장 도약 목표를 더욱 앞당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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