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 처리 거부권 주장한 시민단체...KISA “거부권 있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통3사를 상대로 가명정보 열람, 가명정보 처리 정지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통3사가 시민단체에 가명정보 처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시민단체는 이통3사를 동일 내용으로 각각 법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권리구제 신고를 접수했다.
LG유플러스 건을 담당한 KISA는 개인의 가명정보 열람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명정보 자체가 이미 비식별 처리된 개인정보를 의미하는데 가명정보를 다시 개인에게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개인을 ‘식별’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ISA의 답변에 따르면, 실제 개인정보주체가 통신사에 가명정보 처리를 거부할 경우 통신사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KISA 관계자는 “가명정보 처리 거부권을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정확한 판단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한다”며 개인정보위에 공을 넘겼다.
◆신사업 구상에 빨간불 켜지나...“트렌드는 데이터 활용에 기대”
실제 개인정보보호법 제4조(정보주체의 권리)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동의 여부·범위 선택·결정 권리 △개인정보 열람 요구할 권리 △처리 정지·정정·삭제·파기 요구할 권리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구제받을 권리 등을 갖는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가명정보(비식별 된 개인정보)의 경우 정보주체의 권리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개인정보 원천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는 인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이 집단을 이뤄 가명정보 처리를 거부할 경우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주체)에게 가명정보 처리 거부권을 준 것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트렌드는 산업 활성화이기 때문에 데이터 활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