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년] 앞이 안 보이는 ‘미래 권력’…4대 관전 포인트는

2021-03-09 05:00
  • 글자크기 설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1.03.04[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내년 3월 9일 치러질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간 안정적 국정 지지율을 유지해온 데다 21대 총선 압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정국 상황이 요동치면서 미래권력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1년 뒤 대선에 영향을 미칠 4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 윤석열 대망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별의 순간’은 김 위원장이 대선 주자의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써온 말이다.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직 사퇴가 시기적·내용적으로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사퇴 직후 그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1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실시, 8일 발표한 조사(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은 32.4%로 이재명 경기지사(24.1%), 이낙연 민주당 대표(14.9%)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6주 전 같은 조사보다 17.8%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반문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결집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 전 총장에겐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먼저 정치적 둥지다. 국민의힘 합류나 제3지대 창당 등이 거론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감시킨 장본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란 점에서 국민의힘 합류 시 난관이 예상된다. 제3지대 창당의 경우, 조직력과 자금 등 현실적 어려움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반문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차기 대통령은 미래상을 제시해야 한다. 평생을 검사로 살아온 윤 전 총장이 외교‧안보, 경제 등에 관해 어떤 관점이나 비전을 갖고 있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향후 검증 과정 등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검사 대통령’이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과 맞을지도 현재까진 예단하기 어렵다.

② 야권 재편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범야권 후보로 편입되면서 야권 재편의 가능성도 커졌다. 같은 조사에서 범야권 후보들의 선호도는 모두 43.3%로 집계됐다. 범여권 후보들의 선호도 합계는 44.5%로 나타났다. 범야권의 선호도가 손실 없이 모일 경우 내년 대선이 ‘해볼 만한’ 선거가 되는 셈이다.

4‧7 서울시장 보선의 결과가 향후 야권 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사실상 소멸해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이 기정사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 후 본선에서 승리한다면, 제3지대 정계 개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는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다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민주당 제3후보론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대선 구도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친문 주류를 중심으로 비문 성향의 이 지사를 견제할 ‘제3후보론’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거론된다. 정 총리의 경우 당내 기반이 탄탄한 데다 합리적 성향으로 중도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민주당이 오는 9월 대선 후보를 선출, 현실적으로 이들 후보를 ‘띄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가 반등할 여지도 남아 있다. 4‧7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를 끌어내고 부산시장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이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④ 문 대통령 지지율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다. 통상 대선은 전 정권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지닌다. 문재인 정권이 마지막 1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마지막 해에도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지율을 유지할 경우, ‘정권 심판론’보다 ‘재신임’ 여론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 대선에선 △코로나19 대응 △한반도 평화 △부동산 파동 △검찰개혁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여부, 부동산 가격 진정세 등이 다음 대선에서 민심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 결과 또한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느 정권과 달리 정권 말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정부여당에 유리한 요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