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대형 업체에 비해 일반 의약품 비중이 높은 이들 제약사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면 영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환자들의 병의원 방문 감소로 약품 처방이 줄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무엇보다 같은 코로나19 요인을 두고도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신약 개발 등을 기반으로 속속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실적 개선을 이루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중견 제약사의 실적 악화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는 평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중견 제약사이자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지난 2020년(이하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2352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5.9% 줄어든 33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감소에 따른 외형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그날엔 정'을 출시하고 있는 경동제약도 부진한 실적이 전년 대비 저하됐다. 작년 매출액은 1738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축소됐고,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같은 기간 20.7% 감소했다. 역시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내수 시장의 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광약품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0.9% 증가한 1697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1.3% 감소한 27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품목의 원가구조가 변경됐고, 종속 기업의 연구개발비 증가에 따라 영업익이 줄었다는 것이 부광 측 설명이다.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유명한 동성제약의 경우 지난 2020년 매출액이 87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8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 밖에 '조아바이톤', '잘크톤' 등 일반 의약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조아제약도 지난해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3.2% 감소한 654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무려 575.1%나 더해진 25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4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2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8%의 감소폭을 나타내며 전체 한해 실적을 끌어내린 점이 컸다.
일부 중견 제약사들이 이 같은 실적 악화 흐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신약 개발과 혁신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에게 있어 일반 의약품은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효과적이지만, 영업장에서의 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코로나 같은 악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들 제약사가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류의 흐름에 맞는 신약, 치료제 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한 전문 의약품 제품군을 확대하고, 온라인 채널 강화 등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