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크는 기업]② SK에너지 '행복디딤', 코로나 닥쳐도 고용은 그대로···발달장애 직원 25명 구슬땀

2021-03-0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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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보호자 없이 홀로서기 도와 큰 호응···휴게실·샤워실 등 편의시설 완비

사회복지사 3명 채용 발달장애인과 소통 확대···50명당 1인 규정보다 앞서

지난해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34.9%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기업 대상 장애인 고용 의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차라리 미이행 부담금을 택하는 기업들이 적잖다.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관리 부담과 업무영역의 한계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모회사의 출자지분 50% 이상, 직원의 30%(중증장애인 비율 5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매년 증가세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물론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이 만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35곳을 본지가 꼼꼼히 살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그 이점과 효용성을 공감하길 기대해본다.<편집자 주>

'행복디딤'은 SK에너지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다. 행복디딤 사업장에서는 발달장애인 25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전문기술 습득에 매진하고 있다. 

행복디딤은 대전 유성구에 소재한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의 모회사)의 환경과학기술원(옛 기술혁신연구원) 내부에서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디딤 구성원은 고객과 자주 접촉하는 동시에 전문 세차 기술 습득에 노력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018년 11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SK에너지는 5억4000만원을 투자해 2019년 1월 행복디딤을 출범시켰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행복디딤은 양질의 환경과 근무 조건을 갖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행복디딤에는 2019년부터 근로 교육을 마친 중증장애인 22명과 경증장애인 3명 등 총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출범 이후 행복디딤은 무엇보다 직원의 안정적 일자리 확보는 물론 교육 등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출범 첫해 2개월 동안 장애인공단발단지원센터에서 사회적응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작업 현장에서 실제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9년 6월 어엿한 세차장을 개소하는 데 성공했다. 

개소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의 문제로 세차장이 크게 성업하지는 않았으나 행복디딤은 고용인원을 줄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교육과 복지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SK에너지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디딤' 장애인 근로자들이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SK에너지 제공]

행복디딤 같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모회사)가 장애인을 10명 이상 고용하는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장애인 친화적 근무환경을 조성해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공식 인증도 받아야 한다. 때문에 기업이 장애인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형태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하기에 가장 어려운 사회공헌활동으로 꼽힌다. 

특히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장애인이 부모나 보호자 없이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돕기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행복디딤에 취업한 아들을 둔 어머니 배미희씨는 "아들이 행복디딤에서 근무하며 사회에 잘 적응해 기쁘고,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장애인들이 적극적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SK에너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SK에너지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디딤' 장애인 근로자들이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SK에너지 제공]

행복디딤 세차장은 발달장애인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샤워실, 탈의실까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화장실 등도 장애인 편의 시설에 신경을 꽤 썼다. 

행복디딤 직원들은 전문 기술 습득과 더 좋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행복디딤을 찾은 고객들 대부분이 세차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행복디딤에 세차를 맡겼던 최하늘 SK이노베이션 전임연구원은 "웬만한 세차 서비스보다 훨씬 잘해주시고 솜씨도 좋으신 거 같다"며 "앞으로도 많이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디딤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완전한 자립을 돕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행복디딤은 사회복지사 3인을 채용해 장애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발달장애 직원 50명당 사회복지사 1명만 있으면 되는 현행법 규정보다 훨씬 선제적인 조치다. 

행복디딤의 직원인 유인태씨는 "행복디딤 세차장에서 일하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세차 업무를 더 전문적으로 배워서 다른 누군가에게 저와 같은 기회를 소개해주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SK에너지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디딤' 장애인 근로자들이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SK에너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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