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의 올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인상률이 11.9∼19.6%로 확정됐다. 2009년 9월 이전에 출시한 1세대 구(舊)실손보험의 인상률이 가장 높았으며, 2017년 4월 이후 판매된 3세대 신(新)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동결됐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진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실손보험 인상률은 상품유형에 따라 평균 11.9∼19.6%였다.
보험료 인상률은 구 실손보험(17.5∼19.6%)이 가장 높았다. 보험사별로 보면 손보사에서는 삼성화재의 올해 구 실손보험 인상률은 19.6%였다. 이어 KB손보(19.5%), 현대해상(18.2%), DB손보(17.5%)였다. 생보사에서는 삼성생명이 18.5%로 가장 높았고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17.1%, 8%의 인상률을 보였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 이전에 판매된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의 올해 보험료 인상률은 11.9~13.6%였다. 보험사별로 보면 손보사에서는 삼성화재가 13.6%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이어 KB손보(12.2%), 현대해상(12.1%), DB손보(11.9%)였다. 생보사의 인상률은 동양생명(13.3%), 삼성생명(12.0%), 한화생명(11.1%), 미래에셋생명(10.9%) 등 순이었다.
2017년 4월 이후 팔린 신 실손보험은 생·손보사 모두 보험료를 동결했다.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과거에 가입한 상품일수록 보험료 인상폭은 커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40세 남자 기준 평균 실손보험료와 비교하면 구 실손의 보험료는 전년 대비 6969원 오른 4만3648원이 될 전망이다. 이어 표준화실손은 전년 대비 2071원 오른 2만2781원이다. 보험료가 동결된 신 실손은 전년과 동일한 1만2184원이다.
과거에 판매한 실손보험 상품의 인상률이 높은 데에는 과거 상품일수록 위험손해율이 높아 적자폭이 컸기 때문이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뜻한다.
실제 지난 2019년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000억원,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구실손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142.2%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 142만2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단 것이다. 반면 표준화실손 손해율은 132.2%, 착한실손의 경우 105.2%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판매한 상품일수록 자기부담금 비율이 낮아 보험사의 적자폭이 컸다"며 "50대 이상으로 나이가 들면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질병발병율이 증가하므로 매년 자연적으로 3~4%의 인상률이 적용되는 데다, 5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되는 실손보험의 특성상 기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보험료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