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발언대] 공공의료 확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2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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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부산진구지회 안남연 지회장

대한노인회 부산진구지회 안남연 지회장. [사진=건보공단 부산경남지역본부 제공]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기관 확충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재난 상황을 맞게 됐다.

국가적 대 위기 상황에서 중앙재난대책본부의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쓰기와 외출자제 등을 국민들은 잘 준수했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세계적으로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도 코로나19의 확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그러나 확진자 수의 증대로 병상이 부족하지면서 공공의료기관 확충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총 병상 수는(2018년 기준) 인구 천 명당 12.4병상으로 OECD 평균 총 병상 수 인구 천 명당 4.5병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지만 민간의료기관이 전체 병상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입원할 수 있는 병상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의 2020년 국민인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22.2%에서 코로나 이후 67.4%로 크게 증가했다. 전체 10%를 차지하는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의 80%를 진료해 국민들은 평소 보건소와 지방의료원이 국가재난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체감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는 2019년 기준 총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의 5.5%, 병상은 9.6%로 OECD 평균의 1/10수준이다. 그 마저도 의료원 등 일반의료 중심 공공의료기관은 63개로 충분한 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시도별 공공의료 병상비율도 격차가 큰 상태로 취약하다. 

이러한 취약한 공공의료 기관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지방의료원 설립비용은 다른 사회간접자본과 비교해 크지 않고 수익구조도 안정화되고 있으므로 비용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에 따른 국가 보조율 차등화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시도별 300병상 이상 1개 이상, 장기적으로는 중진료권별 1개 이상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한다. 더불어 공공병원의 열악한 인력과 시설에 대한 투자와 진료수준 향상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경영 자율권 보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12월 2025년까지 20개 내외 지방의료원 등을 확충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지방의료원 신증축 시 시, 시도 지역은 3년 간 국고 보조율 10%p 인상 등의 계획이 포함된 '감염병 대응,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부산지역에서도 정부의 공공의료 확충에 따라서 부산의료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확정돼 건립이 현실화됐다. 동부산권에도 침례병원을 보험자병원 등 공공병원으로 추진하자는 여론이 조성되는 등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를 실행력 있게 추진해 지역의 감염병 대응, 질병예방·건강증진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더 이상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 등에서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해야 한다.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진료, 감염병 대응 등 기존 역할뿐 아니라, 현행 민간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건강보험을 정상화하기 위한 적극적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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