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4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 ‘2·4대책’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폭로한 LH직원 땅 투기 정황이 나오면서다.
참여연대와 민변에 따르면 LH공사 13명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신도시 예정지역에 10필지, 2만3140㎡(약 7000평)의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0억원에 매입한 이 부지는 정부 보상 기준에 맞추기 위해 1000㎡ 이상으로 쪼개져 등기 됐고, 보상금을 높이기 위해 나무를 심은 정황도 포착됐다.
일부 직원이 토지 보상 업무 담당인 것이 확인되면서 2·4 대책은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공정'시비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또한 대상 사업지가 2·4대책에 포함된 신규 공공택지이고, 땅 투기 시점이 정책 설계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근무 시기와 일부 겹치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LH가 2·4 대책 핵심인 이상 공공 주도 도심 개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투기 의혹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LH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역의 토지거래 건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전에 급증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토지거래 현황(개발제한지역 및 자연녹지 대상)을 조회한 결과, 정부 정책 시행 직전 3개월간 토지 매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발표된 ‘8·4대책’ 직전 3개월간 167건(193억원), 2021년 ‘2·4대책’ 발표 전 3개월간 30건(129억원)의 토지 거래가 확인됐다. 금액으로는 총 322억원에 달한다. 반면 정책 발표 이슈가 없는 2020년 8월~10월의 거래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정부 대책 직전에 개발지역 선정을 앞두고 토지 거래 추세가 수상하게 움직였다는 것이 김상훈 의원의 지적이다.
또한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마곡지구 분양원가 자료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SH공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얻은 부당이득을 감추기 위한 고의적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다.
국토부와 LH는 투기 의혹과 관련된 LH 직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총리실 주축 정부합동조사단이 꾸려지지만 '2·4 대책'을 둘러싼 부정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LH와 SH는 토지 개발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이고, 모든 정보를 쥔 핵심"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 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