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도 女風] ‘센 언니 모십니다’…젠더 감수성 더한 ESG경영 속도

2021-03-0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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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기업 이사회에 여성 구성 필수

기업들이 여성 이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최소 여성 1명을 포함해야 하는 법이 시작되면서 여성 이사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여성 이사를 잇달아 선임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지윤 부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현대차의 첫 여성 사외이사가 탄생하게 된다.

현대차 외에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여성 사외이사 후보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또한 기아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현대글로비스 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 현대제철 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 등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LG그룹의 LG전자,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지투알 등 상장 계열사도 올해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섰다. LG전자·LG하우시스·지투알은 올해 3월 주총에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수경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GS건설도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낙점하며 첫 여성 사외이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주총 안건을 공개한 바 있다.

기업들이 여성 이사 선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내년 8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 조항에 따라 기업들은 내년 7월까지는 여성 등기이사를 적어도 1명 확보해야 한다.

다만 기업 내 여성 임원이 적기 때문에 사외이사로 여성 임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법이 통과되면서 2조원(2019년 기준) 이상 147개 기업 중 18개 기업이 여성 이사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적은 인재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자산 2조원 이상 147개(2019년 결산 기준) 기업의 등기임원(사내·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이사의 비중은 5.1%다. 이에 따라 100여개 기업에서 추가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그룹사의 경우 계열사까지 고려하면 최소 수십명의 후보군이 필요해 여성 인재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 사외이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우선 국내 기업의 고위임원직에 여성 진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사외이사의 전문성, 임기제한 등의 자격 요건이 강화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여성이사 선임으로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사회는 경영자를 관리·감독하는 업무 수행시 다양한 관점과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성이사의 선임은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이 확보되어 보다 효과적인 감독기능 수행으로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또한 사회책임투자(ESG)의 일환으로 성별 평등 및 다양성에 관한 요소에 대한 투자로써 여성인력을 활용한 기업에 대한 투자 사례도 있어 여성이사 선임은 ESG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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