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3일 여당 측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에 대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하고,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윤석열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고등·지방검찰청에서 검사와 수사관 등 30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대범죄는 수사와 기소를 융합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면 재판 과정에서 대응이 어려워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지능화·조직화된 부패를 처벌할 수 없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찰개혁 법안이 시행된 지 두 달 만에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수청을 추진하는 여당을 비난하고 "수사는 재판 준비 과정이므로 수사지휘나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건 검찰 폐지이자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힘줘 말했다.
중수청을 비롯해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윤 총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는 게 검찰개혁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한 검찰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억울함이 없게 하는 것',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 눈치를 안 보고 힘 있는 사람도 원칙대로 처벌해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헌법상 책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잇달아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배경도 전했다. 윤 총장은 "검사 생활 처음으로 인터뷰란 것을 해봤다"면서 "세계 각국 검찰제도를 제대로 소개하고, 지금 거론 중인 (검찰개혁) 제도들이 얼마나 부정확하게 소개되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게 공직자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 지역 검찰청 방문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전국 일선청 순회 마지막 일정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고등·지방검찰청 방문 이후 5개월 만의 순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내린 정직 징계 처분으로 업무에서 배제됐다 지난해 12월 24일 법원 판결로 업무에 복귀한 뒤 첫 공개 일정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항상 애써주는 직원들 노고에 감사하다"며 "계속 연기되던 대구고·지검 방문으로 지방 순회 일정을 마무리해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