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대 한국발명진흥회장에 선임된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사진 = 한국발명진흥회]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이 제19대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에 취임했다. 권오현 신임 회장은 “한국판 지식재산 뉴딜의 새로운 ‘판’을 짜 보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신임 회장은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에서 삼성전자 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 고 이건희 회장, 이재용 현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삼성가(家) 3대(代)를 거치며 지금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일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한국발명진흥회는 25일 서울 역삼동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권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발명진흥회는 발명진흥사업의 체계적·효율적 추진과 지식재산사업의 보호·육성 역할을 담당하는 특허청 산하 공공기관이다. 1973년 설립된 이후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구자열 LS 그룹 회장 등 주요 경제인들이 회장직을 역임했다. 구자열 회장은 17·18대 발명진흥회장을 지냈다.
디지털혁신과 관련해 그는 “세계 모든 업종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상으로 지식재산 인재양성, 평가·거래·금융 등 지식재산을 통한 사업화까지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수행하는 진흥회가 지식재산(IP) 업계 선두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신임 회장은 “빅데이터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수집·축적·활용”이라며 “지식재산 거래·소송·금융·교육정보 등 IP 빅데이터 가공을 넘어 스토리화 할 수 있는 곳은 진흥회가 유일하다”고 했다. 이어 “진흥회는 지식재산 생애주기별 종합 서비스를 전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고, 미래성장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신임 회장은 서울대 전기과, 카이스트 전기공학과 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에서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199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했을 때 개발팀장이 권 신임 회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선두다. 이후 2008년 반도체총괄 사장에 오르고 기술력 강화에 힘을 쏟아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이끌었다. 2014년 고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의 시기에 사실상 총수대행 역할을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경영인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 회장직에 올랐고, 지난해 초 정기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나며 공식 직책을 내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