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미얀마] 미얀마 '22222' 총파업 돌입...안팎으로 흔들리는 군부, 전환 국면 맞나?

2021-02-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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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전역 '수백만 인파' 몰려...아직까진 큰 충돌 없어

군부 '심야 경고'에 긴장감 고조...네피도선 군 활동 활발

미얀마의 반(反)군부 시위가 최대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시위대 폭력 진압과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했지만,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탄도 이어지면서, 쿠데타 4주차에 접어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출처=페이스북/이라와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와 AP 등 외신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는 미얀마 시민들이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한 미얀마 전역의 거리를 메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거리로 나온 미얀마 시민들은 수백만명 규모로 추정되며,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양곤 흘레단 사거리에서부터 미얀마 군부의 본거지이자 첫 사망자가 발생한 네피도와 지난 20일 2명의 시위 참가자가 군경의 총에 숨진 만달레이, 북부 까친주 마노에서 최남단 꼬타웅까지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난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다음 날인 2일부터 미얀마 각지에서 이어진 반(反)군부 시민 불복종 시위는 지난 20일 극에 달했던 군부의 폭력 진압 사태 이후 더욱 폭발하는 모양새다.

미얀마 군경은 지난 15일 만달레이와 네피도 등에서 시위대를 향해 처음으로 실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지난 19~20일 잇달아 총격 사망자가 나왔다.

전날인 21일에는 양곤에서 첫 번째 시위 사망자인 20세 여성 미아 텟텟 카인의 영결식이 치러졌으며, 22일에는 미얀마 전역에서 '총파업'과 대규모 거리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일자에 2가 5개 들어간다는 점에서 '22222 총파업'(2 Five General Strike)로도 불리고 있으며, 이는 과거 1988년 8월8일 당시 열렸던 미얀마 최대 규모의 민주화 운동인 '8888 시위'를 본떠 기획됐다.
 

22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반군부 시위 모습.[사진=AP·연합뉴스]


미얀마 시민들은 이날 최대 규모의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해 '군부독재 타도' 의지를 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얀마 각지의 소규모 상점과 식당 등 각종 영업장은 물론 미얀마 최대 소매업체인 시티마트와 태국계 대형 도매업체인 마크로,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KFC 등도 이에 호응해 동참하고 있다.

지난 20일 최악의 폭력 진압을 단행했던 미얀마 군부는 카인의 영결식과 함께 진행한 21일 집회에선 시위대와 큰 충돌을 보이진 않았다. 다만, 22일 총파업 집회를 앞두고는 전날 밤부터 TV 등을 통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AP에 따르면,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21일 밤 국영 MRTV에서 "시위대가 2월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시위대는 국민들,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인명 피해'(loss of life)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자막으로 반복해 내보냈다.

외신들은 군부가 '인명 피해'라는 표현을 직접 동원한 만큼, 20일을 넘어서는 최악의 유혈 진압 상황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에서 군경이 도로를 장악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특히, 전날 밤부터 양곤을 비롯한 각지에서 군경의 대규모 이동 조짐도 보고되고 있다.

군경은 양곤 시내에 소재한 각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목 등을 포함해 주요 도로 곳곳과 교량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닛케이아시아리뷰(NAR)은 이날 오전 8시(우리시간 22일 오전 10시30분)경 양곤 흘레단 사거리에 시민 수천명이 모이자 20여대의 군 트럭이 도착해 시위대 주변을 에워쌓다고도 전했다.

이날 양곤 지역의 인터넷은 오전 9시 직전 잠시 접속이 가능했으며 휴대전화 데이터 통신은 여전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외신 역시 아직까지 이날의 자세한 정황을 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매체인 이라와다 등 일부는 소셜네트워크(SNS) 플랫폼 트위터를 통해 사진과 짧은 영상을 드문드문 외부에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양곤과 만달레이 등 대부분의 지역에선 큰 충돌이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일부 게시물에 군부 본거지인 네피도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군인에게 체포됐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다만, 군부의 강경 진압 예고 성명에 21일 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직접 입장을 표명하면서 군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버마(미얀마) 시민들과 함께한다"면서 "미국은 미얀마 국민에 대한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호한 조치(a Firm Action)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미얀마 각지에서 열린 반군부 시위 모습.[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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