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 하부 구조물 생산기업 삼강엠앤티가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환가액보다 높은 수준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지배력 강화와 함께 평가차익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강엠앤티 는 지난달 최대 주주 송무석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가 CB인수 및 권리행사를 통해 37.41%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공시했다. 종전 36.86%보다 0.5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행사 내역을 보면 송 대표와 특별관계자인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이 CB 인수를 통해 지분을 각각 0.40%, 0.41% 늘렸다.
이후 두 사람은 삼강엠앤티 발행 CB의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활용해 지분 확대에 나섰다. 이번에 행사된 전환청구권은 지난 2019년 발행된 5회차 CB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발행 당시 삼강엠앤티는 1년 뒤부터 발행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약 15억원 규모의 CB를 매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 3자로는 최대 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를 지정했다. 앞서 삼강엠앤티는 지난 2017년, 2018년 발행한 2회차, 3회차 CB에도 콜옵션을 설정했다. 이 역시 대주주인 송 대표와 송 회장이 행사해 지분 확보의 기회로 활용했다.
대주주 측은 CB 콜옵션 행사를 활용해 지분 확대는 물론 수십억원 규모의 평가차익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5회차 CB의 경우 콜옵션을 통해 두 형제가 각각 21만7896주의 주식을 인수했다. 5회차 CB는 두 차례의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통해 3442원까지 내려갔다. 삼강엠앤티 주가는 공시 당시 시점인 지난달 13일 기준 2만1850원을 기록했다. 95억원가량을 들여 인수했어야 할 지분을 약 15억원에 사들였기에 약 8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C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과 지배력 강화, 자산 증식에 동시에 성공한 셈이다.
삼강엠앤티는 조선 기자재, 플랜트 구조물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실적은 2016년을 기점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최근 풍력발전 산업이 그린뉴딜 열풍과 함께 부각되며 관련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2016년부터 4년간 이어졌던 적자 행진에서도 탈출했다. 지난 19일 공시에 따르면 삼강엠앤티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흑자전환한 122억4548만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1% 늘어난 4272억3923만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