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불었던 MP3 플레이어 열풍의 주인공 ‘아이리버(iRiver)’.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가져보진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제품을 실제로 봤을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리버는 친숙한 브랜드다.
일명 ‘워크맨’으로 불렸던 테이프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 등은 크기가 작아지는 데 한계가 컸다. 게다가 그 크기 자체보다 카세트-테이프나 CD가 없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게 더 큰 불편함이었다.
인터넷 대중화로 mp3 파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감상 수단이 나왔을 때, 컴퓨터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mp3 파일을 조그만 기계에 담아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당시 문화충격에 가까운 기술의 진보였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거나, 심지어 목에 걸고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웠던 덕분에 워크맨과 CD 플레이어는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었다.
그중에서도 삼각대 모양에 조이스틱을 연상케 하는 컨트롤러를 보유한 아이리버 제품은 당시에도 30만원에 가까운 고가품이었지만 요즘 말로 하면 ‘국민템’으로 불릴 정도의 파급력을 자랑했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가져보진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제품을 실제로 봤을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리버는 친숙한 브랜드다.
테이프·CD 대신 'MP3' 플레이어 득세...아이리버도 각광
일명 ‘워크맨’으로 불렸던 테이프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 등은 크기가 작아지는 데 한계가 컸다. 게다가 그 크기 자체보다 카세트-테이프나 CD가 없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게 더 큰 불편함이었다.
인터넷 대중화로 mp3 파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감상 수단이 나왔을 때, 컴퓨터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mp3 파일을 조그만 기계에 담아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당시 문화충격에 가까운 기술의 진보였다.
그중에서도 삼각대 모양에 조이스틱을 연상케 하는 컨트롤러를 보유한 아이리버 제품은 당시에도 30만원에 가까운 고가품이었지만 요즘 말로 하면 ‘국민템’으로 불릴 정도의 파급력을 자랑했다.
1999년 설립된 기업 레인콤은 7명의 창업 멤버가 모여 3억원의 자본금을 모아 설립한 기업이다. 2000년 판매법인으로 아이리버를 설립한 게 아이리버 브랜드의 시초다.
아이리버라는 이름에는 ‘인터넷의 강’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인터넷의 강이 내포한 정확한 뜻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MP3 플레이어 사용자들은 상류에서 끊임없이 흘러 내려오는 강물처럼 새로운 노래를 계속 기계에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레인콤이 내놓는 아이리버 제품마다 인기몰이를 하면서, 2000년 1억원을 밑돌던 레인콤의 영업이익은 2003년 54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그해 매출액은 2259억원에 달했다.
당시 3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레인콤은 5년 뒤인 2004년 45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벤처신화’의 상징이 됐다.
당시만 해도 CD플레이어 등 ‘사운드’가 중요한 전자제품은 소니 등 일본 기업이 절대 우위를 점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아이리버는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국산으로 채우고도 모자라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현재 아이리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아이리버는 당시 국내시장에서 70%, 세계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말 그대로 금자탑을 쌓았다.
2000년대 중반 '애플 아이팟' 등장으로 쇠락
그러나 아이리버의 신화는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아이리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애플 아이팟’ 시리즈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아이리버는 전 세계 주요 공항 광고판에 사과를 씹어 먹는 내용의 광고를 올리고 ‘Sweeter than apple(애플보다 더 달콤하다)’이라는 카피를 사용하려는 시도까지 있었을 정도로 애플을 뛰어넘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2007년에는 아이폰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아이리버를 비롯한 MP3 플레이어 제품들은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07년 레인콤의 경영권은 결국 사모펀드로 넘어갔고, 창업주였던 고(故) 양덕준 대표는 이듬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2009년 레인콤은 기업명보다 더 유명했던 브랜드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아이리버를 사명으로 바꾸고 5년 뒤인 2014년, SK텔레콤이 아이리버를 인수해 2019년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아이리버 브랜드명을 살려 다양한 전자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MP3 플레이어로 유명했던 브랜드지만 최근 이어셋, 헤드셋 등을 주력으로 TV, 휴대용 칫솔살균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 미니언즈와의 협업해 블루투스 마우스·키보드, 무선 이어셋, 휴대용 칫솔살균기 등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기도 했다.
MP3 플레이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후 좀처럼 정체성을 찾지 못하던 아이리버는 지난달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전화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T전화’와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와 연동이 가능한 무선 이어셋 ‘누구 버즈’를 출시했다.
아이리버의 사운드 기술 노하우를 살린 ‘비장의 무기’ 누구 버즈가 아이리버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