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해도…코로나19 시대 세대별 명절증후군은?

2021-02-17 11:19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올 설 연휴에도 고향을 찾지 않고 집에서 보낸 '홈설족'들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2월 10~14일) 하루 평균 통행량은 지난해보다 14.1% 줄었다.

일반적으로 명절에는 음식 준비나 상차림, 장거리 이동 등으로 명절증후군이 나타나기 쉬운데, 이번에는 장시간 집에 머물게 되면서 발생한 새로운 형태의 명절증후군이 등장했다. '집콕(집에만 있는 행동을 의미하는 신조어)' 명절에 따른 세대별 신(新) 명절증후군의 사례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 10대 목 디스크…장시간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이 원인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10대들의 스마트폰, 컴퓨터 이용 시간도 평소보다 모두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숙이거나 목을 내미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자세를 오래 지속하면 목뼈를 거북목 형태로 만들어 심한 경우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수핵이 밖으로 밀려 나와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목 디스크는 초기 증상이 다른 질환과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어깨 근육이 긴장되면서 목덜미와 어깨가 아프게 되고 때에 따라 두통이 동반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손바닥과 손가락에도 통증이 생기거나 손끝까지 저리는 등 감각 이상이 느껴질 수도 있다. 어깨나 등 쪽이 묵직하거나 목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 힘들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목 디스크는 가벼운 증상일 경우 약물치료 또는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 2030남성 '통풍'…"과음 후 엄지발가락 급작스러운 통증 있다면 의심해봐야"

명절이 끝나면 가족·친지들과 연휴 동안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겼다가 통풍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집에 머문 이번 설 연휴도 통풍 발병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홈바, 홈포차를 꾸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마음 편하게 즐기는 술자리는 평소보다 과음, 과식을 하기 쉬워 통풍에 악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통풍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이 몸속에서 요산 결정체를 생성하며 관절 주위를 자극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기름진 육류와 술을 함께 즐길 때 증세를 일으키기 쉽다.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어려운 통풍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돼 관절 변형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비만이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 중 음주 이후 엄지발가락에 급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
 

[사진=힘찬병원,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40·50여성 '무릎관절 손상'…무리한 가사노동 탓

매년 명절마다 음식 준비, 집안 청소 등 과도한 가사노동에 시달렸던 주부들에게 집콕 명절도 편하진 않다. 온종일 가족들과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요리, 청소, 빨래, 육아 등 가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부들의 가사노동은 무릎관절 건강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 돌보고, 재료를 다듬고, 걸레질 등 집안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쪼그린 자세를 취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려 쪼그려 앉았을 때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은 몸무게의 무려 7배에 달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이 적고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어 각종 무릎관절 질환에 취약해진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설 명절 이후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무릎 통증은 관절질환을 의심해보고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무릎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이미 연골 손상이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60·70노년층, 손주 돌보다 '허리 삐끗'

명절 연휴 동안 집에서 손주들을 대신 돌봤던 60·70 노년층은 허리 건강을 체크해봐야 한다. 이미 평소에도 손주를 돌보는 황혼 육아 중인 할머니,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손주를 안거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자칫 요통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주를 안을 때 보통 아이 체중의 10~15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에 가해지는데, 이때 자칫 허리를 삐끗하면서 '급성 요추부 염좌'가 올 수 있고 심한 경우 허리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를 일시적으로 삐끗했을 경우 휴식을 취하며 냉찜질을 해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있다면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이 병원장은 "운동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해도 통증이 계속돼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신경성형술이나 척추내시경 수술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