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탈환 노리는 유한양행…신약시판·오픈이노베이션 '박차'

2021-02-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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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치료제 '렉라자', 올초 식약처 허가…국내 시판 앞둬

메디오젠·내츄럴엔도텍 투자해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속도↑

[사진=유한양행 제공]

[데일리동방] 셀트리온에 바이오·제약업계 매출 1위를 내준 유한양행이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을 넘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강화해 '전통 제약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1조4804억원) 대비 10% 가량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임에도 불구, 지난 2016년부터 지켜왔던 부동의 1위를 놓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급성장세를 기록해 연간 매출액 1조8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서다.

유한양행은 올해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레이저티닙)를 통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렉라자는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치료제로,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을 하고 공동개발 중인 신약물질이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국내 시판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3상 임상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해 유한양행이 R&D에 투자한 규모는 2000억원 이상으로, 지난 2016년 864억원 대비 1.5배 늘어난 수치다. 최근 3년 간 4조원 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낸 유한양행은 지속적인 R&D 투자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건강기능식품 업체 메디오젠에 2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 30%(234만5697주)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메디오젠은 프로바이오틱스 소재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지난해 6월에는 자회사 유한건강생활과 함께 내츄럴엔도텍에 약 11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기반으로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한건강생활은 내츄럴엔도텍 투자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원료로 만든 완제품을 독점으로 공급받고 판매권도 확보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건강브랜드 '뉴오리진'을 출시하는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저조한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내츄럴엔도텍·메디오젠 등 유망한 중소기업과 손잡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이같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폐암 신약 렉라자가 꼽힌다. 지난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도입 시 전임상 직전 단계였던 약물을 유한양행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바 있다. 현재 30개 수준인 유한양행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수년간 지켜왔던 바이오·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셀트리온에 내줬지만, 유한양행도 1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부진으로 뒤쳐졌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예년보다 치열해진 선두경쟁을 치르면서 국내 바이오·제약업체들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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