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청 지휘부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부실 수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특수단이 무혐의 처분한 의혹들에 대해 항고장을 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전날인 15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해경 지휘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내용은 현장 구조 세력 도작 전후로 지휘부가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해 승객들을 퇴선을 시키지 못한 데에 업무상 과실이 있지 않다고 본 것이다. 사실상 피고인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참사 7년여 만에 법원이 해경 지휘부들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오히려 비판은 검찰 세월호 특수단에 쏠리고 있다. 앞서 세월호 특수단이 지난달 19일 1년 2개월 활동을 종료하며, 유가족 측이 고소·고발한 사건 17건 가운데 15건을 무혐의 처분 내렸기 때문이다. 의혹 대부분 법원 판단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특수단이 기소한 사건은 이번 무죄 받은 해경 지휘부 사건과 청와대 진상조사 방해 의혹을 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2건 뿐이다. 진상조사 방해 사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수단은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특히 황 전 장관과 우 전 수석을 한 차례도 소환해 조사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만 수사했다는 점에서 비판은 가중되고 있다. 검찰은 과잉수사로 판단 등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국군기무사령부를 통해 유가족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다시 2014년 이전으로 우리 사회를 돌려보내려는 재판부 재판 결과"라며 "특수단이 자초했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유가족들은 구조실패 사건 항소뿐만 아니라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했다. 세월호 참사 책임 국민 고소·고발 대리인단장 이정일 변호사는 특수단이 내놓은 수사 결과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장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냈다.
항고는 검찰청법상 고소인·고발인이 검사 불기소처분에 불복할 때 하는 신청이다. 항고가 기각된다면 재정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이에 향후 재수사 여부와 해경 지휘부 사건 항소심에 따라 참사 진상규명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