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①WTI, 美 한파에 60달러 돌파…팬데믹 후 최고치

2021-02-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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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3개월 만에 60달러 돌파…올해만 25%↑

산유국 감산·美 텍사스 생산차질로 상승 지속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로 도로가 얼어 자동차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미국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한파에 들썩였다. 1년여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65달러(1.09%) 오른 60.12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WTI는 올해 25%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0.87달러(1.39%) 뛴 63.3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과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유가의 상승은 미국에 몰아닥친 한파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미국 텍사스주의 원유 생산 차질 등으로 원유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파로 인해 미국 내 전력과 연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을 강타한 한파가 텍사스의 정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텍사스주의 유전과 정유공장 가동이 제한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에스펙스의 고문은 블룸버그통신에 “텍사스주가 한파로 전기, 수도, 연료공급 등이 끊기면서 북미 최대 정유공장이 15일 문을 닫았다”면서 “기록적인 한파에 하루 300만 배럴 이상에 달하던 석유가공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사우디 아람코 측은 텍사스 포트아서에 있는 모티바 정유시설이 한파로 인해 폐쇄됐다고 전했다. 모티바 정유시설은 일일 생산량이 평균 60만 배럴 수준으로 단일 정유공장으로는 미국 내 최대 규모다.
 

15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년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WTI) 가격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마라톤 페트롤리엄의 갤러스턴 베이 정유소도 한파로 인해 문을 닫았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엑손모빌 대변인도 베이타운 정유소의 폐쇄 소식을 알렸다. 토탈SE는 텍사스주 포트아서 공장의 핵심 정제공장 일부를 폐쇄하고, 원유 가공 규모도 최소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산업의 생산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미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유공장의) 셧다운은 미국 전역의 휘발유, 프로판가스 등 공급 위축과 가격 상승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도 유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사우디 남부 공항 피격 배후를 예멘 반군으로 지목하고 있다.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원유생산 차질 우려로 이어져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준다. 실제 유가는 지난 12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다시 고조된 영향으로 2%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에너지 자문 업체 크리스톨 에너지의 캐롤 나클리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급증한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수백만 배럴을 시장에 방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기상청은 이날 동부 캐나다 국경 인근 메인주에서 중남부 텍사스주까지 25개 주에 폭풍 경보 등을 발령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북극권에서 뻗어 내려온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텍사스, 루이지애나 등 멕시코만 인근 주와 오클라호마 등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앨라배마, 오리건, 오클라호마,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텍사스 등 7개 주 정부는 한파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텍사스주는 예상치 못한 한파에 전력 소비가 늘어 260만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순환 정전에 돌입했다. 북부 노스 다코다부터 중남부 오클라호마까지 14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우스웨스트파워풀도 제한 송전을 발표했다. 현지 주민들은 10년여 만에 시행된 제한 정전으로 극심한 추위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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