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VC리스트⓼] “부‧울‧경 벤처 투자, 시리즈벤처스로 통하죠”

2021-02-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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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 인터뷰

지역 기반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발굴

“서울 진출?...글로벌 바라보는 투자사로 성장해야죠”

기업가치 55조원, 한국 유니콘 기업 최초로 뉴욕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쿠팡도 벤처 투자에서 시작됐다. 초기 사업 자금을 지원하고, 사업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유동성을 공급한 투자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쿠팡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국내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AC) 제도 도입 4년 만에 300번째 회사가 등장했다. 초기 창업자 발굴‧투자‧육성을 지원하는 투자 업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도 성장했다. 빠른 성장 뒤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따라온다. 국내 AC 300개 사 중 투자 실적이 하나도 없는 곳이 전체 3분의 1에 달한다. 투자하지 않는 투자사는 의미가 없지만, 제도적 허점을 노려 지원금만 바라보는 회사들이다. 수도권 편중 문제도 있다. 전체 AC의 66.1%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10곳 중 3곳 만이 지방에서 활동한다. 이마저도 본사만 지방에 두고, 투자는 서울에 주력하는 투자사도 많다.
 

 


시리즈벤처스는 대세보다 틈새를 바라봤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주 활동 무대로 정해 지역 특화 AC로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다. 지역 특성을 살려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는 방향도 타 투자사와의 차별화 전략이다.
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는 “3~4년 전만 해도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뜯어말렸다. 소부장 기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시드 단에서 투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논리였다”며 “우리는 그린 뉴딜 관점에서 소부장이 핵심 원천이라고 생각했다. 부산, 울산, 경남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에 장점이 있고, 인프라 구축이 어느 지역보다 잘 돼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중견기업 인수합병(M&A)까지 바라보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전략을 설명했다.

시리즈벤처스는 지난 2017년 창업해 이제 막 5년 차에 들어선 신생 AC지만, 이미 ‘자이언트케미칼’ 투자로 7배의 수익을 남겼다. 자이언트케미칼에는 시드 단계에 1억원을 투자했고, 1년 2개월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창업자를 발굴하는 안목과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였다.

곽 대표는 “자이언트케미칼 대표가 투자 당시 30대 중반이었다. 매출 지표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창업자 역량이 중요한데, 젊은 대표가 목적의식을 갖고 새롭게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투자 당시 기업가치(밸류)가 50억원이었는데, 지금은 1100억 밸류로 이야기된다. 과거에는 제조업의 퍼(PER, 주가수익비율)가 낮게 평가됐는데, 그린 뉴딜 관점이 들어오면서 많이 달라졌다. 시리즈벤처스는 단순 제조 기업이 아니라 미래 가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 곽 대표는 "지역 기방 소부장 기업이 그린 뉴딜의 핵심 뿌리"라며 투자 경쟁력을 강조했다.(사진=시리즈벤처스)]


지역 특화 투자사로서 애로사항도 많다. 우선, 투자 대상이 부족하다. 젊은 창업가들은 대부분 서울로 떠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창업 인재가 부족하다. 어렵게 창업을 했더라도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과 인프라도 부족하다. AC 입장에서는 펀드를 결성하기 위한 자금을 모집하는 작업 또한 쉽지 않다.

시리즈벤처스는 그 대안으로 헬스케어‧플랫폼 기업 투자로 늘리고 있다. 헬스케어 커머스 스타트업 ‘킥더허들’이나 수산양식업 스마트화 서비스 기업 '제이제이앤컴퍼니스‘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금 조달 문제는 서울 소재 투자사들과의 연계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역 기반 기업 투자를 원하는 투자사들도 시리즈벤처스의 전문성을 인정해 협업을 늘려가는 중이다.

곽 대표는 “그린 뉴딜 섹터를 협소하게 볼 수도 있지만,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사료를 만드는 업체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소부장 뿐만 아니라 플랫폼, 헬스케어 업체 투자도 논의 중이다. 플랫폼 업체 투자에 강점을 가진 서울 투자자들과 매칭 투자하는 방식도 활용한다. 서울의 (투자) 빅하우스들 입장에서는 지역 내 모든 딜을 볼 수 없으므로 지역 기반을 갖춘 우리와 협업을 검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시리즈벤처스도 AC를 넘어 VC, 프라이빗에쿼티(PE)까지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며 “회사를 성장시킨 다음 서울로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우리는 바로 글로벌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접점을 늘리고,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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