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조사 일정을 마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이 중국에 '먹칠'하려는 서방 언론과 정치인들의 음모론에 대해서 반박했다고 중국 중앙방송총국(CMG)이 14일 보도했다.
CMG는 사태 발전이 '대본'을 벗어나자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들이 또 다시 '중국이 조사를 방해했다', '중국이 데이터 공유를 거부했다'고 기사화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보도에 언급된 WHO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견해가 왜곡됐다고 반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앞서 12일 NYT는 WHO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원시적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다스작은 해당 기사에 인용된 WHO 전문가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지난 13일 NYT 보도와 관련해 "이는 내가 WHO 임무 수행 과정에 겪은 경험이 아니다"며 "동물 및 환경 실무팀의 책임자로서 나는 중국 동료들이 솔직하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실제로 핵심 데이터를 확보했고, 바이러스 확산 경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스작은 WHO 전문가팀이 확보한 새로운 데이터에는 환경 및 동물 샘플 검측, 화난수산물시장 공급업체, 심사를 거치지 않은 현장에 대한 질의응답 등이 포함된다며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음주) 일단 보고서 요약본이 나온 후 데이터와 인터뷰가 포함된 보고서 완성본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중 (환자에 대한 세부정보) 일부 내용은 기밀이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CMG에 따르면 NYT보도에 인용된 또 다른 WHO 전문가인 덴마크 감염병학 박사 테아 피셔도 다스작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중국 측과 국제유행병학팀은 아주 좋은 관계를 맺었고 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며 "이는 (중국 측의) 높은 참여 수준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말한 내용들이 고의적으로 왜곡됐다"며 "이는 중요한 과학조사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반박했다고.
지난 9일 중국에서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조사 일정을 마친 WHO 전문가팀은 그날 오후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2019년 12월 이전에 바이러스가 후베이성 우한에서 확산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며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되어 확산되었다는 가설은 극히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CMG는 "이러한 조사결과는 미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며 이에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현지 시간 9일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에둘러 중국과 WHO 전문가팀을 공격했다고 꼬집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WHO의 보고서 완성본과 데이터를 받기 전에는 코로나19의 기원, 투명성, 조사결과 진위성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가 다른 곳을 더 조사해야 할지 아니면 우한에만 집중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래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CMG는 전했다.
WHO 전문가인 데덜란드의 비이러스 학자 마리온 쿠프만스는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을 리트윗하면서 "역시 또 시작이군. 보고서를 기다릴 생각이 없는가? 그런건가?"라고 되물었다.
CMG에 따르면 미국 측의 '중국 먹칠하기'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정부는 WHO 전문가팀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해 전개한 국제 조사 과학연구 협력에 대폭적인 지원과 협력을 제공했다"며 "WHO 및 전문가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계속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에 입각해 WHO와 함께 글로벌 바이러스 기원 조사와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단서와 보도·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코로나19는 일찍이 2019년 하반기부터 세계 여러 곳에서 나타났으며, 그 중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나타난 시간이 미국 관변 측이 보고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보다 빠를 수 있다는 보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왕 대변인은 미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WHO 전문가팀을 미국에 초청해 기원 연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