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美 배터리 소송전 졌지만...주지사·VW 등 우려 목소리 고조

2021-02-13 18:01
  • 글자크기 설정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배터리 소송전에서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에서 분사후 이름)에서 패한 가운데, 주정부와 폴크스바겐(VW) 등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속속 제기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는 VW가 성명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최소 4년 이상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두 배터리 공급업체(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분쟁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VW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라인 운영이 SK이노베이션의 분쟁 패소 때문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무역위원회(ITC)는 두 배터리 업체의 분쟁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해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었다. 이에 따라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판정된 배터리와 부품의 미국 내 수입을 10년 동안 막고, 이미 수입된 품목에는 10년 동안 미국 내 유통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 VW 전기차 생산라인에 필요한 배터리를 수입하는 것은 2년 동안 허용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전기차 F-150 프로그램을 위한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수입하는 것도 4년 동안 허용됐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조지아주 공장의 시운전과 공장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이 유예기간 내에 VW과 포드에 실제 배터리를 납품 가능한 기간은 각각 1년, 2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관측된다.

VW과 포드 입장에서는 SK가 수입금지를 풀 수 있는 빠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SK와 계약을 종료하고 서둘러 새로운 배터리 공급사를 찾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식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는 아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판정 결과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 때문에 조지아에서 진행되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그는 "불행히도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SK가 공급하는 2600개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 제조업에 대한 커다란 투자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미국 포드는 SK-LG 양사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인 두 회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와 노동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며 합의를 요청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