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수집된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고등검찰청은 "윤 총장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날(8일)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고검은 "검찰총장 지휘를 배제한 상태에서 총장을 포함해 문건 작성에 관여한 관계인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며 "이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수 판례를 확인하는 등 법리검토를 했으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판사 사찰 의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청구한 윤 총장 직무배제 주요 사유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26일 작성된 문건은 피고인·재판부·소속 법관·지위·비고란 항목으로 총 9장 분량으로 정리됐다. 특별수사 관련 사건 4건과 공안수사 관련 1건, 기타 2건과 1팀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
특히 비고란에는 판사들 출신과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적혀 있었다. '기보고'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 윤 총장 개입했다고 판단해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대검은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감찰부에서 수사하던 사건을 서울고검으로 넘겼다.
이에 법무부는 "서울고검 배당 시기와 경위를 고려할 때 총장 지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판사 사찰 문건 사건은 검찰총장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정한 재판권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중요한 사안으로 철저히 실제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고검은 판사 사찰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면서도 "대검에서 이첩받은 '적법절차 위반 등에 대한 진정 사건'은 현재 형사부에서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