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이유있는 5G 중저가 요금제 경쟁

2021-02-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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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간판. [사진=연합뉴스]

이통통신 3사의 중저가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5G 가입자 수의 증가로 이득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통3사는 앞다퉈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KT가 가장 먼저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잇따라 3만원대 요금제를 내놨다. ARPU를 올리기 위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온 정책과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이통3사의 기조 변화는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ARPU를 높이는 전략보다는 중저가 요금제 도입으로 전체 5G 가입자를 증가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나왔다. 

지난 3일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저가 5G 요금제 확산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기존 요금제의 선택약정 할인(25% 요금 할인) 대비 ARPU가 소폭 저하될 수 있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고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헌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그룹장(상무)도 "(중저가 요금제가)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중저가 요금제를 준비하면서 예측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었다. 현재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고, 전체적으로 매출이 상승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ARPU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4G LTE 도입 당시보다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 점 또한 통신사들의 이러한 선택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LTE 초창기엔 단말기 출시 후 10개월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5G는 500만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만 10개월이 걸렸다. 이후 10개월이 더 지난 지난해 11월 말 1093만2363명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10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초 5G 가입자 목표치로 제시한 15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성적표다.

이에 이통3사는 고가 요금제 정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중저가 요금제를 확대해 5G 가입자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5G 가입자 내에서의 ARPU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5G 도입 후 3, 4년이 지나 보급률이 올라갈수록 처음보다 저렴한 요금제가 치고 올라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기존 LTE, 3G 이용자들이 새로 5G에 넘어오게 된다"며 "5G 가입자만 본다면 ARPU는 연간 8~10% 떨어질 수밖에 없으나, 전체로 보면 일종의 제품 구성(프로덕트 믹스)이 개선되며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요금제를 도입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고가 요금제를 쓰는 고객이 중저가로 옮겨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타사 고객이나 LTE 이용자, 알뜰폰 이용자, 세컨드폰 사용자 등이 추가로 가입하게 되면 ARPU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전체 매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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