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영화계] '미나리' 신드롬…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을 주목하라

2021-0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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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월 개봉하는 영화 '미나리[사진=영화 '미나리' 2차 포스터]

지난해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받았다. 그야말로 '센세이션(sensation)'한 일이었다. 한국 영화가 유행의 선도주자가 되고, 영화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폐쇄적이었던 해외 영화제들을 흔들어놓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2021년, 한국인이 대거 참여한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과 닮은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하는 영화에 또다시 전 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국 배우들의 활약상에 글로벌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영화 '미나리'가 전 세계 영화인들의 눈에 든 건 지난 1월 열린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서부터다. '미나리'는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을 받았다. 이어 '미리 보는 아카데미상'으로 평가되는 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2020 AFI 어워즈'에서 10대 영화에 올랐고, 각종 비평가 협회를 휩쓴데다가 최근에는 제78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앙상블상·여우조연상·남우주연상까지 노미네이트 되며 오스카 수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현재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 59관왕 113개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미 아칸소주(州)로 이주해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배우 스티븐 연을 비롯해 한예리, 윤여정은 한국의 정서를 잘 살리면서도 미국에서의 삶, 애환 등을 잘 녹여내 글로벌한 공감을 얻는 중. 해외 영화인들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워킹 데드' 시리즈와 '옥자' '버닝'에 출연했던 배우 스티븐 연은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힘을 쏟는 아빠 '제이콥' 역을, 영화 '해무' '코리아' '최악의 하루' 등에 출연한 한예리는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또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은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다. 여기에 할머니와 최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이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앨런 김 분),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속 깊은 딸이자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노엘 케이트 조 분)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세계 영화계 들썩이게 만든 영화 '미나리'[사진=영화 '미나리' 메인 예고편]

배우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건 역시 한국 배우 윤여정. 그는 각종 미국 영화제 연기 부문을 휩쓸며 20관왕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극 중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연기상 20관왕을 달성하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최근 美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스카 여우조연상 예측 1위로 꼽았을 정도다.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도 높은 수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극 중 아빠 '제이콥'을 연기한 그는 아시아 태평양 엔터테인먼트 연합(CAPE)에서 주최하는 골드 리스트 시상식과 함께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덴버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연이어 수상하면서 3관왕을 달성했다.

'독립영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의 남우주연상에도 후보에 올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최초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엄마 '모니카' 역의 한예리도 골드 리스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 영화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주민들의 열정적인 지지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한편 영화는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어린 시절 이민자로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제작했고,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북미 배급사 A24가 배급을 맡았다.

'대세 행보' 영화 '미나리'를 두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떠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나리'가 제78회 골든 글로브의 '홀대'를 넘고, 미국배우조합상(SAG)의 벽을 넘어 무사히 오스카에 입성할 수 있을지 영화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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