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현대카드는 작년보다 297원 많은 1주당 914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주당배당금이 늘어나면서 배당금 총액도 늘어났다. 올해 배당금 총액은 1465억원으로 작년보다 4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 규모다. 지난해 현대카드 당기순이익이 2563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57%가량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현대카드는 다음달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현금배당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배당이 확정되면 현대카드의 대주주인 현대차(1024억원), 현대커머셜(628억원)에 대부분의 돈이 돌아간다. 현대커머셜의 경우 정태영 부회장이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 부회장도 고배당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작년보다 200원 확대한 18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이익 증가에 따라 1921억원으로 작년보다 200억원 이상 늘었으나, 배당성향은 48%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달 중 현금배당 규모를 확정 지을 다른 카드사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3분기에 이미 전년 말 순이익을 넘어서면서 배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입장이다. 실제로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은 지난해 9월 기준 8조7097억원으로 집계돼 1년 만에 3600억원 이상 늘었다.
문제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는 모두 비상장사로, 배당금이 모두 대주주인 금융지주나 오너기업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각각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이 71.8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차(39.96%)·현대커머셜(24.54%)·기아차(11.48%)가,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79.83%의 지분율로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드사의 이익 증가에 따른 배당액 증가가 대주주에게로 대부분 돌아가는 셈이다. 다만, 위기 시 금융지주 등 차원에서 지원이 가능하다는 측면을 볼 때 대주주인 지주사가 자본관리를 위해 높은 배당을 요구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 카드사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자본관리를 위해 배당 축소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섣불리 배당성향을 줄일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최근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배당액이 확대되는 것이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