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 수장, 바이든 향한 메시지 "우린 공존할 수 있다"

2021-02-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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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新 미중관계 속내 밝혀

美 지위 도전할 생각 없다 강조

각자 택한 체제·노선 존중해야

대만·홍콩·위구르 등 간섭 말라

무역전쟁 새 협상 의지 드러내

[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외교 컨트롤 타워인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바이든 행정부 집권 이후의 미·중 관계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고 두 대국이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무역전쟁을 중단하라는 등의 요구 조건도 내걸었다.
양 정치국원은 2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단체인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양국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중 압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 정치국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이고 잘못된 반중 정책으로 양국은 수교 이후 전례 없는 난관에 부딪혔다"며 "미·중 관계와 양국 국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4억 중국 인민은 공산당의 영도를 충심으로 지지한다"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집권한 바이든 행정부와는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중 관계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어디로 향할 지에 대해 양국 국민은 물론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관계를 예측 가능하고 건설적이며 두 대국이 협력하며 공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되돌리는 게 양국의 공동 임무이자 세계 각국의 보편적 기대"라고 말했다.

중국을 전략적 라이벌로 설정한 미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메시지도 나왔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미국의 내정에 간섭하거나 체제 수출 및 이데올로기 대립을 한 적이 없다"며 "미국의 지위에 대한 도전이나 대체를 모색하지도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 "역사·문화·제도가 다른 두 대국은 일부 문제에 대해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 각자 선택한 정체 제도와 발전 노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도발하지 않는 한 아직은 미국에 맞설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절대 포기하거나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도 제시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홍콩·티베트·신장위구르 등 중국의 주권 및 영토와 관련된 문제에 개입하는 것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민족 존엄에 관계된 것으로 건드릴 수 없다"며 "미·중 관계와 미국 스스로의 이익에 심각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지속된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경제·무역 문제는 정치화하거나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며 "양국 모두 상대국 기업에 공평하고 개방적이며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조율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대미 협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 차별, 중국 언론 제재, 공자학원 폐쇄 등의 대중 공세도 멈추라고 촉구했다.

양 정치국원은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방역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 등을 꼽으며 "역사 발전의 추세를 감안하면 미·중 관계의 미래는 밝다. 반드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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