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국내 종목 중 공매도 횟수가 가장 많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등이 개인 매수세로 일제히 상승하면서 '한국판 게임스탑'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공매도 재개를 추진하려는 금융당국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에이치엘비 개미 매수세로 주가 상승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가 연합하면, 사실상 100만 동학개미가 뭉치게 되는 것이고 공매도 피해가 큰 기업들의 주주들이 더 가세할 것이어서 공매도 세력과 싸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연은 게임스톱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항했던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대화방 '월스트리트베츠'처럼 'K스트리트베츠' 사이트를 개설하기로 했다.
한투연은 우선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목표로 지정했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2조1467억원으로 2위인 넷마블(1522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14배 높은 수치다.
에이치엘비도 코스닥시장 공매도 잔고 1위(313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현재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각각 4.83%, 6.57%다. 공매도가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하려면 셀트리온은 652만주를, 에이치엘비는 348만주를 환매수해야 한다.
한투연은 이들 회사의 주주연합과 연대한 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공매도 청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거래일보다 14.51% 오른 37만1000원을 기록했으며, 의약품 전문회사 에이치엘비도 7.22% 상승한 9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공매도 운동이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 공매도 3개월 연장 전망에 무게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에 의한 폭락장 직후 추가 패닉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만큼, 현재 상황에서는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서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거품 제거 등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권의 압박 때문에 금융위가 결국 공매도 금지 조치를 3개월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제도 보완 없이는 공매도를 재개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혀 사실상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연장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국제통화기금(IMF)도 공매도를 권고하는 등 재개에 대한 압박도 상당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완전 금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