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1일 경기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2년 전 우려에도 과감한 용단을 내린 덕에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D램 양산에 돌입한다.
최 회장은 “M16은 그동안 회사가 그려온 큰 계획의 완성이자 앞으로 용인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16의 탄생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던 만큼, 이제 M16이 그분들의 행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협력회사 상생, 환경보호, 지역사회 발전 등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8년 11월 착공 후 25개월 만에 준공한 M16에는 총 3조5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고, 연인원 334만명의 공사 인력이 투입됐다.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7000㎡(1만7000여평)의 건축 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 보유한 생산시설 중 최대 규모다.
특히 M16에는 SK하이닉스 최초로 차세대 D램 양산에 적용할 EUV 노광 장비가 처음 도입된다. 올해 EUV 장비 2대가 설치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 EUV 장비를 활용해 4세대 10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M16 준공은 SK하이닉스가 2015년 이천 M14 준공식에서 밝힌 ‘미래비전’의 조기 달성이란 의미도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2014년부터 10년 내 M14를 포함해 국내에 3개의 신규 팹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18년 청주 M15에 이어 이번 M16까지 준공해 미래비전을 3년 앞당겼다.
◆ 반도체 슈퍼 사이클 효과 탄력 받나
SK하이닉스는 M16이 최 회장이 강조해온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실행해 나갈 첨병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이석희 CEO는 “M16은 EUV 전용 공간, 첨단 공해 저감 시설 등 최첨단 인프라가 집결된 복합 제조시설”이라며 “향후 경제적 가치 창출은 물론 ESG 경영에도 기여하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M16의 차세대 D램 본격 양산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 효과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지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처럼 높은 실적에도 최근 경쟁사 대비 낮은 성과급을 두고 임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최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지난해 연봉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9년 기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은 3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7억50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