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고 살아도 빠듯한데”…즉석밥·빵·음료까지 먹거리 가격 인상 도미노

2021-02-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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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대였던 계란 한판, 7350원까지 치솟아

대파 116%·양파 92%·사과 71% 가격 인상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가격이 오른 지난달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초 먹거리 가격 인상 행렬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즉석밥, 통조림, 빵, 음료 등 생활 밀착형 제품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신선식품인 채소와 과일 가격 역시 지난해 역대급 긴 장마와 태풍, 한파 등 영향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 한판 가격은 7000원을 넘어섰다.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급등에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 “지갑 열기 두렵다”…생활 밀착형 식품값 줄줄이 인상
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날부터 대표 제품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가격을 각각 6.6%, 7.9% 올렸다. 마운틴듀, 밀키스, 아이시스8.0 등 제품도 평균 7%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코카콜라음료는 1월부터 편의점용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동아오츠카도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오로나민C’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평균 14.7% 올려 잡았다.

즉석밥, 통조림, 두부, 콩나물 등 식탁 위에 오르는 제품 가격도 뛰었다. 오뚜기는 이달 중 즉석밥인 ‘오뚜기밥’ 가격을 7~8% 인상할 방침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작년 긴 장마와 태풍으로 쌀 원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오뚜기밥 제품값 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쌀(20㎏) 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5만7040원으로 1년 전(4만7100원)과 비교해 21% 올랐다. 작년 역대 가장 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국내 즉석밥 시장점유율 1위 CJ제일제당 ‘햇반’도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샘표는 꽁치, 고등어 등 통조림 제품 4종을 평균 42% 인상했다. 동원F&B도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값을 각각 13%, 16% 올렸다. 풀무원도 최근 두부와 콩나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두부와 콩나물 가격은 10~14% 안팎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농산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날 소매가격 기준 양파(1㎏)는 33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가격이 올랐다. 대파(1㎏)는 116%, 건고추(600g)는 56% 가격이 껑충 뛰었다. 과일값도 들썩였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사과는 71%, 배 58%, 단감 27% 가격이 인상됐다.

AI 확산에 따른 닭 살처분 등의 여파로 달걀값(특란 30개)은 지난달 29일 기준 7350원을 기록했다. 같은 달 27일 6761원에서 사흘 새 8.7%나 뛰었다. 달걀 한판 가격은 지난달 4일(5923원)까지만 해도 5000원대였다.
 
◆ 빵·버거도 가격 인상 대열 합류
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 밀 가격 폭등 때문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3월 인도분 선물은 부셸(27.2㎏)당 67.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미국 소맥협회 관계자는 “작년 8월 이후 코로나19 사태 악화와 기후 변화, 국가간 이해관계, 대체작물 가격 상승 등 복합적 요인으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밀 가격이 오르면 빵과 라면, 과자 등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제빵업계 2위 뚜레쥬르는 빵 제품 90여종 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이날부터 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 메뉴 가격을 최대 200원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인 롯데리아가 가격을 올린 만큼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다른 버거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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